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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능력 따라주지 못했다”…리더십 자책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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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능력 따라주지 못했다”…리더십 자책 눈길

입력
2017.01.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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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후 평양 노동당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2017.1.1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후 평양 노동당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2017.1.1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1일 신년사 발표에서 양복을 입고 등장했다. 지난해 5월 7차 당대회 때부터 인민복 대신 양복을 입고 주요 행사에 서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신년사에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리더십을 자책하는 대목도 담겨 있어 눈길을 끌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이날 낮 12시30분(북한시간 12시)부터 30분간 녹화 방송으로 김 위원장의 신년사 낭독 장면을 방영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이뤄진 신년사 낭독에서 김 위원장은 짙은 남색 양복과 흰색 와이셔츠 차림에 줄무늬 남색 타이를 매고 뿔테 안경을 쓴 채 등장했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 발표 자리에서 양복을 입기는 처음이다. 지난해 5월 7차 당대회에서 양복 차림으로 처음 공개 무대에 선 후 민생 시찰이나 주요 행사에서 양복을 입는 모습이 잦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양복을 즐겨 입었던 ‘김일성 따라하기’의 일환으로서 젊고 세련된 젊은 지도자 인상을 주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신년사를 서면으로 발표했던 것과는 달리, 2013년부터 5년 간 매년 1월 1일 육성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 역시 대외 연설을 즐긴 ‘김일성 따라하기’로 분석된다. 이날 연설문 낭독에서 김 위원장은 몸을 좌우로 기우뚱 거리는 특유의 습관을 그대로 보였지만, 목소리는 전보다 안정정적인 톤이었다.

신년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김 위원장이‘자책’을 언급한 대목이었다. 그는 신년사 말미에“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는데 올해에는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 할 결심을 가다듬게 된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전지전능한 지도자로 신격화되는 최고 지도자가 공개 연설에서 자신의 리더십을 ‘자책’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김 위원장이 인간적인 모습을 갖춘‘애민 정신’의 새로운 지도자상을 제시해, 김일성ㆍ김정일에 비해 취약한 리더십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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