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해를 맞아 중국에 설치된 약 7m 높이의 닭 조형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닮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북부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시 쇼핑몰 근처에 설치된 조형물은 끝이 휜 금발머리에 눈을 치켜 뜬 모습이 트럼프 당선인을 닮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타이위안 시민들이 조형물을 “중국 문화와 서구 문화의 조화”라며 칭찬했다고 27일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무역전쟁을 예고하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통화하는 등 계속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의 ‘트럼프닭’에 대한 환대는 이례적이다.
29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 조형물은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겸 애니메이터 케이시 라티올레이스가 디자인한 것이다. 라티올레이스는 “베이징에 있는 부동산기업 신사서덕(新狮瑞德)이 포트폴리오를 보고 디자인을 사용할 수 있냐고 연락해 왔다”며 “그들은 닭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디자인을 사용하겠다고 했을 뿐 트럼프를 언급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라티올레이스는 자신이 왜 ‘트럼프 닭’ 디자인을 만들었는지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지지자인 자신의 부모마저 디자인을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형물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트위터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게 나왔다”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
중국이 트럼프 당선인을 새에 비유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11월에는 항저우(杭州)시에 있는 한 동물원이 보호 중인 붉은 꿩이 트럼프 당선인을 닮은 금발머리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역언론의 기사를 통해 전세계에 소개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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