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까다로워진 운전면허시험이 시행되면서 기능시험 합격률이 이전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등 불합격자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은 예상치를 웃도는 합격률 하락폭에 대한 대책 마련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경찰청은 새 운전면허시험이 도입된 지난 22~29일 일주일 간 장내 기능시험 합격률이 30.3%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합격률(92.8%)의 3분의 1 수준이다. 감점 요인은 예상대로 새로 도입된 직각주차(T자 코스)가 30.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기기조작 미숙(26.0%) 기어변속(11.0%) 과속(9.0%) 등 순이었다.
경찰은 큰 폭으로 떨어진 합격률에 당황해 하고 있다. 경사로, 직각주차, 좌ㆍ우회전 등이 추가돼 평가 항목이 2개에서 7개로 늘었지만 경찰은 가상테스트를 토대로 합격률을 80%대 수준으로 점쳤다. 경찰 관계자는 “시험 변경 후 첫 일주일 간 통계라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도 “합격률을 높일 수 있는 교육과 훈련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로주행시험 합격률은 49.6%로 전년 동기(58.5%) 대비 소폭 감소했고, 학과시험 합격률(80.3%)도 지난해(85.0%)보다 줄었다. 이 기간 응시자 수는 5만3,29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0만9,912명)의 절반에 그쳐 예비 운전자들이 새 면허시험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한 불법 운전교습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내년 2월까지 특별단속을 펼 계획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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