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기득권이 만들어낸 ‘암울의 시대’와 상식의 사회를 꿈꾸는 국민이 만드는 ‘위대한 역사’가 교차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0일 “시대교체의 때가 되었다”는 내용을 담은 신년사를 발표했다. “보낼 것은 보내고 끝낼 것은 끝내는 송년(送年)이 돼야지 망년(忘年)이 돼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다.
박 시장은 올해를 ‘이게 나라냐?’라는 광화문 광장 촛불집회 일성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서막을 알린 해로 평가했다. “대통령의 무능과 부패, 낡은 체제에 대한 분노로 새로운 국가에 대한 갈망이 출렁였고 국민은 광장 민주주의를 통해 과거의 대한민국과 결별을 선언했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그가 생각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박근혜 대통령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 이제껏 한 번도 없었던, 늘 마음 속으로 꿈꾸던 나라를 시작하는 것이다. 박 시장은 “정치권력, 자본권력, 검찰권력, 학벌권력, 언론권력 등 상위 1%인 보이지 않는 손이 좌지우지하는 낡은 체제, 낡은 질서를 깨끗이 청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부터 광화문광장에서 ‘박원순과 국민권력시대’ 광장 토론회를 열고 있는 박 시장은 “새로운 대한민국은 국민과 함께 시작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주민참여예산제, 원전하나줄이기 등 시민사회와 협치하는 서울시 정책을 열거하며 “시민이 시장이며 스스로 뼈를 깎는 공직사회 혁신도 계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박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들을 치켜세우는 일도 잊지 않았다. 박 시장은 촛불집회 기간 환풍구, 지하철 안전 점검, 공공·민간ㆍ화장실 개방 등을 챙겨 온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몇 주간의 평화롭고 명예로운 촛불시민혁명의 숨은 공신도 여러분”이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시민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여러분은 어떤 수고도 마다치 않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새로운 대한민국은 도시의 시대와 함께 꽃필 것”이라는 기대로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그는 “서울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뜨거운 심장”이라며 “서울시민과 함께, 국민권력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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