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업체 보유 선수금 95%
한 때 전국에 300개 이상 난립했던 상조업체 수가 4년 만에 100개 이상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수가 줄어드는 와중에 선수금 기준 시장 규모는 되레 커졌다. 과거 중소업체 위주였던 상조시장이 갈수록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돼 가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공정거래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각 시ㆍ도에 등록된 상조업체 수는 197개로 올해 3월 조사에 비해 17개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달 조사에 비해서 31개, 2014년에 비해서는 56개가 줄어든 것이다. 가장 많았던 2012년 307개와 비교하면 100개 이상의 업체가 줄줄이 등록을 취소하거나 자진 폐업했다.
업체 수가 감소했지만, 가입회원이나 선수금(회원들이 이미 납입한 돈)은 늘었다. 9월 기준 회원 수는 438만명으로 올해 3월 조사에 비해 19만명 증가했고, 선수금은 3월 조사 때보다 1,504억원 증가한 4조794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조업계 선수금 규모가 4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수금이 는다는 것은 장례 처리나 계약 해지에 따라 회원들이 빼가는 돈보다, 기존 회원 또는 신규 회원이 넣고 있는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계가 내실을 갖춰간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대형업체로 쏠림 현상은 가속화하고 있다. 선수금 100억원 이상인 대형업체(55곳)가 보유한 선수금은 3조8,830억원으로 전체의 95.2%를 차지했다. 공정위는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규모 업체들이 영업부진 탓에 자진폐업을 하고 있다”며 “상조시장이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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