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은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와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사진) 84량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금액은 약 2,688억원 규모다.
지난 22일 코레일로부터 수주한 320km/h급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16량에 이어 일주일 만에 다시 고속철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에 수주한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의 운행최고속도는 260km/h, 설계최고속도는 286km/h이다. 현대로템은 곧바로 설계 및 생산절차에 착수해 2020년 12월까지 모든 차량을 납품할 계획이다.
현대로템이 생산·납품한 고속철 84량(6량 1편성)은 노선 구간별로 중앙선(청량리~부전)에 48량, 서해선(송산~익산) 24량, 중부내륙선(이천~문경) 12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로 현대로템은 올해 들어서만 총 3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130량을 국내에서 수주, 본격적인 국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시대를 열게 됐다.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는 동력원이 각 객차 하부에 분산배치 된 열차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KTX-산천, KTX-산천II 등은 열차 앞뒤에 동력차가 달린 동력집중식 고속철이다.
동력분산식 고속철은 열차 앞칸과 뒤 칸에 동력장치가 장착된 집중식과 달리 차량 전체에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객실로 구성되기 때문에 수송능력 면에서 효율적이다.
국내에서 현재 상업운행 중인 고속열차가 동력집중식인 것은 1990년 고속철도 도입 계획 때 프랑스 알스톰사의 동력집중식 고속열차 TGV를 들여왔기 때문이다.
당시 고속열차 도입과 함께 차량 제작 및 생산 기술이전이 이뤄져 그동안 국내 고속철은 동력집중식이 전부였다.
그러나 세계 고속열차 시장의 연평균 발주량의 75%가량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여서, 국산 고속열차의 해외 수출을 위해서는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의 기술개발이 절실했다.
현대로템은 2014년 4월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제작 및 생산기술을 확보했으며, 지난 6월 이번 수주 차량과 동일한 속도대의 경전선(부산~마산)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30량을 처음으로 수주했다.
이후 현대로템은 지난 22일 국내 최고속도인 320km/h급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16량 사업을 따냈고, 일주일 만에 84량을 또 수주했다. 이로써 현대로템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수주 실적은 올 한해만 130량으로 늘어났다.
현대로템은 국내에서 쌓은 다양한 속도 대역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싱가포르 고속열차 사업 등 해외 고속열차 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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