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내년에 그룹 중심으로 하던 시무식을 계열사별로 진행한다. 이런 방침은 최근 현대차그룹 내 자율성을 강조하는 기류가 강화되는 흐름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내년 시무식을 각 계열사가 각 사 대표이사 주재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매년 새해 첫 출근일 아침에 양재동 본사 강당에서 그룹 임직원과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열어왔다. 이 자리에서 정몽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새해 판매 목표와 전략 등 신년 구상을 밝혀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위아를 비롯해 51개 계열사가 별도로 시무식을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몽구 회장이 시무식을 주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 내년 판매 목표는 현대차, 기아차의 시무식에서 각각 별도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달 중순 해외법인장 회의를 예년과 달리 두 회사가 각각 자유 토론 방식으로 실시한 바 있다. 법인장 개개인의 창의적인 해법들을 최대한 공유할 수 있도록 토론 방식을 적용해 입체적인 회의를 해 보자는 취지였다.
그 동안 법인장회의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재하고 상향식으로 보고를 올린 뒤 지시사항을 전달받는 형태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방식을 바꿔 창의와 현장 중심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형태로 회의가 열렸고, 해외법인장들은 각 지역 경험을 토대로 활발한 의견 교환을 한 뒤 내년 사업계획을 구체화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이같은 기류 변화는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주요 계열사별로 산업별 환경 변화에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대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임직원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각 부문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라"며 각 부문의 자율성을 강조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자율성 강화는 유동적인 시장 환경에 민첩하고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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