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기를 반영하는 국내 산업생산이 3개월 만에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고, 내년 경기 전망은 오히려 악화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6% 증가했다. 지난 7~8월 0%대 증가에 그쳤던 산업생산은 9월(-0.9%)과 10월(-0.4%) 두 달 연속 뒷걸음질 치다가 3개월 만에 증가한 것이다. 지난달 증가폭은 올 들어 5월(2%) 이후 가장 높았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수출실적이 다소 개선되고, 자동차 파업, 삼성 갤럭시노트7 단종 등 악재 여파가 잦아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기준치(100ㆍ기준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를 한참 밑도는 72로 지난달과 같았다. 제조업 BSI는 지난 3월 68에서 4월 71로 오른 뒤 9개월째 71~72 수준을 맴돌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바닥 수준에서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내년 초 경기 전망 역시 어둡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89.9로 나타났다. 8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밑돈 것으로, 2012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9개월 연속 100을 하회한 이후 최장 기록이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새해에도 기업 심리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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