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연일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선동적인 발언과 걸림돌을 무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순조로운 정권 이양이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선동적인 발언’과 ‘걸림돌’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6일 오바마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만약 규정상 불가능한 3선에 도전할 수 있었다면 트럼프 당선인을 누르고 승리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재차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나를 상대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절대 아닐 것”이라고 받아 쳤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후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승부처인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지만 패했다”고 적는 등 여러 차례 불쾌감을 드러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 결의안 통과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도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한 뒤 “이스라엘이 완전히 무시도록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이스라엘, 강해야 한다. (대통령 취임일인) 1월 20일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면서 안보리 결의를 무시하고 정착촌 건설을 강행키로 한 이스라엘을 응원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좋은 친구였는데 더는 그렇지 않게 됐다”며 “그 출발은 끔찍한 미ㆍ이란 핵 합의와 유엔 결의안”이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 업적인 이란 핵 합의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안보리 표결에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물리치고 기권함으로써 결의안 통과의 길을 열어줬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1월 20일 이후 유엔의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과 노골적인 갈등을 빚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연말 휴가를 보내고 있는 플로리다주(州) 마라라고 리조트 밖에서 한 기자가 정권 이양 상황에 대해 묻자 “순조롭게 잘 되고 있다”고 짧게 대답한 뒤 자리를 떴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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