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의 딸이자 사도세자의 친누이 화협옹주(和協翁主ㆍ1733∼1752)의 묘가 경기 남양주 삼패동에서 발굴됐다.
문화재청은 28일 남양주시와 고려문화재연구원이 삼패동 산13-19번지에서 발굴조사를 벌이다 옹주의 무덤 유적과 영조가 직접 지은 글을 새긴 지석, 청화백자 그릇, 연한 빛깔 무늬가 있는 백자 등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화협옹주는 영조와 후궁 영빈 이씨 사이에 난 딸로 11세 때 옹주로 봉작됐고, 영의정 신만의 아들인 신광수에게 시집갔다. 어머니를 닮아 미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고 자식 없이 20세 때 홍역으로 숨졌다. 무덤은 화협옹주와 남편을 합장했던 묘이지만 유골은 없었다. 후손들이 남양주 진건면으로 이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묘 자체는 지난해 8월 존재가 알려졌으나 몇 차례의 추가 조사 끝에 이번에 한쪽 벽면에서 ‘유명조선화협옹주인좌’(有名朝鮮和協翁主寅坐)라는 글자가 확인됐고, 영조가 딸을 먼저 떠나 보내면서 서글퍼 하는 심정을 담은 ‘어제화협옹주묘지’(御製和協翁主墓誌) 지석이 출토됐다. 지석의 앞, 옆, 뒷면에는 394개의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일찍 죽은 어린 딸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고려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화협옹주 무덤은 사대부가와 결혼한 왕녀에 대한 장례문화, 왕실 여인들의 생활문화를 유추해볼 수 있는 자료”라면서 “추가 발굴을 통해 묘의 조성 방식 등을 알아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발굴된 도자기 등은 화협옹주가 생전에 쓰던 물건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성분 분석 작업에도 들어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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