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野주자 8인 회의 제안
“결선투표제 찬반 드러날 것”
민주당 주자들은 반대 입장
千 “호남 대표” 대권 도전 선언
국민의당의 대선 후보군인 안철수ㆍ천정배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가 정치적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 등 정치개혁 이슈 주도에 나섰으며, 천 전 대표는 ‘호남 대표’를 명분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와 회동한 뒤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야권 대선주자 8인 정치회의를 공동 제안했다. 제안 대상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천 전 대표 등으로, 안 전 대표와 심 대표를 포함하면 지난달 20일 열린 ‘비상시국 정치회의’ 참석자와 동일하다. 안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결선투표제 등 정치개혁에 누가 반대하는지, 찬성하는지를 보면 지금 상태에서 누가 기득권이고 아닌지가 드러날 것”이라며 나머지 7명의 대선주자들을 압박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대선 주자들은 안 전 대표의 제안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결선투표제 도입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도입의 주체는 정당 혹은 국회가 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결선투표제 도입은) 대선 주자 몇 사람이 모여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며 “우선 야3당이 먼저 협의해 그 협의를 기초로 국회에서 법안을 논의하는 게 옳은 순서”라고 일축했다. 안 지사도 “촛불혁명 이후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개혁과제들은 정당 대표 간 모임을 통해서 논의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고, 이 시장 또한 “정치회의 같은 별도 단위가 아니라 정당이 중심이 되어 논의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천 전 대표는 이날 송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낙후되고 소외된 호남의 위상을 회복하고 호남의 열정을 끌어내겠다”며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민주당과 통합 혹은 후보 단일화에 대해 “패권주의에 사로잡힌 세력과는 타협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새누리당 비박계의 개혁보수신당과의 통합에 대해선 “민심이 용인한다면 협력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당 후보인 안 전 대표에 대해선 “각자 자신의 장점을 살려가며 ‘페어플레이’를 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결선투표제 도입은 여전히 승자독식 시스템이라 개인적으로는 반대”라는 말로 당내 논란을 예고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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