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8000억 규모 인도 발전소 따내
“중동 벗어나 동남아ㆍ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 개척 효과 실적으로”
두산중공업이 인도에서 2조8,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 10월 필리핀의 수빅 레돈도 석탄화력발전소를 9,500억원에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4분기에만 5조원이 넘는 수주 실적을 올렸다. 수주 경쟁이 치열한 중동지역 밖으로 눈을 돌려 인도,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이집트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다.
두산중공업은 인도 현지법인 두산파워시스템즈인디아(DPSI)가 인도 우타르 프라데시 주정부 발전공사로부터 총 2조8,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2곳에 대한 수주통보서를 접수했다고 26일 밝혔다. 발전소는 인도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 건설되는 오브라-C 석탄화력발전소와 자와하푸르 석탄화력발전소로 660MW급 2기씩, 총 4기 2,640MW급 규모다.
두산중공업은 설계, 기자재 제작, 시공까지 일괄 수행하는 방식으로 발전소를 건설한다. 오브라-C는 2020년 10월, 자와하푸르는 2021년 2월 완공 예정이다.
이번 대규모 프로젝트의 수주로 두산중공업은 올해 계약 규모를 단숨에 9조원대로 끌어올렸다. 사우디 파드힐리 복합화력발전소(1조원) 이집트 아시우트ㆍ카이로 웨스트 화력발전소(1,600억원) 인도네시아 그라티 복합화력발전소 전환 사업(1,800억원) 등 최근 3개월 동안 5조원이 넘는 수주 실적을 올리는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두산중공업이 중동 지역에만 치중하고 있는 다른 사업자와 달리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신규 발전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2014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지점을 개설했고, 2015년부터 아프리카의 발전설비 전시회인 ‘파워젠 아프리카’에도 참석해 현지 밀착형 영업 활동을 벌였다. 베트남에는 2007년 현지 법인을 설립해 3억달러를 투자하는 공을 들였다. 인도에서도 2011년 현지 기업인 첸나이웍스를 인수해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최근 5년간 베트남에선 7조원, 인도에선 5조원의 수주를 기록했다.
두산중공업의 연간 수주액도 2013년 5조8,000억원에서 2014년 7조8,000억원, 2015년 8조6,000억원, 올해 9조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이 지난해 461억달러에서 올해 241억달러로 반토막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실적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중동 지역은 발주가 줄어들고 국내외 업체의 과당 경쟁으로 저가 수주가 이뤄지는 레드 오션”이라며 “중동 지역에서 벗어나 성장하고 있는 인도 베트남 등으로 시장을 다각화한 효과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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