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강원FC가 26일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베트남 출신 K리거 1호 르엉 쑤언 쯔엉(21)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K리그 클래식(1부) 승격 후 폭풍 영입을 이어가고 있는 강원이 다음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선수 영입 1호로 아시아 쿼터인 쯔엉을 택한 것이다.
쯔엉은 ‘베트남의 박지성’이라 불리는 선수다. 그는 2014년 베트남 U-19 대표팀 소속으로 아스널 U-19 팀을 3-0으로 꺾을 당시 이변의 주역이었다. 쯔엉의 베트남 내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한다. 그는 올 시즌 인천에서 4경기에 출전하며 국내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베트남 국가대표팀에서는 3월 대만과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르며 2도움을 기록했고, 10월 북한전에서는 1골 1도움을 올렸다.
사실 강원은 지난 여름부터 쯔엉 영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당시는 강원이 챌린지(2부) 소속이라 그를 설득할 명분이 없었다. 클래식 승격이 확정되자 강원은 다시 쯔엉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쯔엉의 원 소속 구단인 베트남 호앙 안 지아 라이(HAGL) 단장에게 쯔엉과 함께할 비전과 확신을 전했고 HAGL과 쯔엉이 이적을 수락했다.
강원FC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평소 아시아 축구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승격 기념 행사 자리에서 아시아쿼터 선수에 대해 궁금증을 나타냈고 구단은 쯔엉의 영입 추진 과정과 의의에 대해 도지사에게 충분히 설명했다.
쯔엉은 최윤겸 강원 감독과도 인연이 깊다.
최 감독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HAGL 사령탑을 맡았는데 당시 쯔엉이 구단 유소년 팀에 소속돼 있었다. 최 감독은 “1군 선수들과 유소년 팀이 2~3차례 정도 경기를 치렀다. 오히려 유소년 선수들의 기술이 더 뛰어나 놀랐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 쯔엉이 중원에서 가장 돋보였다. 피지컬을 강화하다면 정말 좋은 선수로 성장하겠다고 생각했다. K리그에서 쯔엉을 지도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충분한 출전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쯔엉은 “K리그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겠다. 강원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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