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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중고 LPG차 누구나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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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중고 LPG차 누구나 살 수 있다

입력
2016.1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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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이상 된 액화석유가스(LPG) 중고차는 누구라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25일 대한LPG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승용자동차 중 등록 후 5년이 지난 차량은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이 내년 1월1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협회 관계자는 “개정안 시행으로 친환경 LPG 차량 보급이 확대되면 서민들의 연료비 경감과 대기환경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한 LPG 충전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충전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LPG협회 제공
서울 시내 한 LPG 충전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충전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LPG협회 제공

국내 LPG 차량 대수는 지난 2010년 245만9,155대로 정점을 찍은 뒤 이듬해부터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감소한 LPG 차량은 8만1,651대로 2011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전 세계 LPG 차량 운행 대수가 해마다 전년 대비 2~12%의 증가세를 보여온 흐름과 정반대다.

업계에선 LPG 차량 급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사용제한 규제를 꼽아왔다. 현재 LPG 차량은 택시ㆍ렌터카, 장애인ㆍ국가유공자, 하이브리드ㆍ경차ㆍ레저용 차량(RV) 등 일부 계층이나 차종만 쓸 수 있도록 법으로 제한돼 있다.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유류세가 낮은 LPG 수요 확대를 제한해 세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택시나 렌터카 업계에선 중고 LPG 차량 처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국내 수요가 부족하니 가격이 떨어져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해외에 내다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주행거리가 20만~40만㎞인 중고 LPG 차량은 국내에선 400만원선에 거래되지만, 수출 가격은 100만~200만원 선이다. 휘발유차로 개조해 수출할 경우 개조 비용(100만~150만원)을 빼면 남는 이익은 50만원 수준이다. 그만큼 밑지는 장사란 얘기다. 이렇게 외국에 팔리는 LPG 중고차가 연 4만8,000대 안팎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 가운데 일부가 국내 판매로 전환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렌터카 업계에선 개정안 시행에 맞춰 LPG 차량을 렌털해 타다 5년 뒤 인수하는 상품도 이미 내놓았다.

LPG 수입사 E1이 운영하는 인천의 한 LPG 충전소. 대한LPG협회 제공
LPG 수입사 E1이 운영하는 인천의 한 LPG 충전소. 대한LPG협회 제공

그러나 LPG 차량 감소세가 워낙 뚜렷하고 노후 중고차에 한해서만 일반 구매가 허용되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거라는 시각이 많다. 2010~2014년 5년간 LPG 차량은 10만대(감소율 4.1%) 가량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휘발유차는 79만대(증가율 8.9%), 경유차는 121만대(42.9%) 증가했다. LPG를 공급하는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령 5년 이상의 LPG 차량 40여만대 중 폐차 수준인 것을 제외하면 20만대가량이 내년부터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550만대)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결국 개정안이 LPG 차량 감소세를 다소 둔화시키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예상이다.

LPG 업계는 개정안 시행으로 LPG가 친환경 연료라는 인식이 좀더 확산된다면 향후 시장 확대에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부 선진국들은 대기 질 개선을 위해 LPG 차량 보급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은 통학버스를, 이탈리아는 보유 승용차를 LPG 차량으로 전환하면 보조금을 지원한다. 영국은 LPG 차량을 대체연료 차량으로 지정해 세제 혜택을 준다. 협회 관계자는 “환경부의 차량 배출가스 등급 조사 결과 LPG 차량은 1.86으로 휘발유(2.51)나 경유(2.77) 차량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셰일가스 증산으로 LPG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가격의 하향 안정세가 전망되므로 LPG 차량 시장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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