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비대위원장 당진 출신
정우택ㆍ이현재 등은 원내 장악
의원 14명 중 보수신당에 1명
潘 영입 실패 땐 탈당 대열로
최근 원내지도부는 물론 당 대표 역할을 하는 비상대책위원장에도 충청권 인사가 전면 배치돼 새누리당은 가히 충청권 전성시대다. 충청권 의원들은 분당을 앞둔 새누리당의 운명을 가를 변수로도 꼽히고 있다. 내년 1월 귀국을 앞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거취에 따라 탈당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3일 내정된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충남 당진 출신으로 대전고를 나왔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부산 태생으로 경기고를 졸업했지만 충북 진천이 고향인 선친 영향으로 충북지사를 지낸 데 이어 이 지역에서 4선 의원을 하고 있다. 경기 하남이 지역구인 이현재 정책위의장 역시 충북 보은 출신으로 청주고를 졸업했다. 원내수석대변인에 발탁된 재선의 정용기 의원도 충북 옥천 출신으로 대전 대덕이 지역구다.
충청권 인사들을 당 전면에 배치한 것은 여권이 그만큼 충청 여론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여권은 친박계 새누리당과 비박계 개혁보수신당으로 나뉘어 보수 적자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충청권 의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양측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충청권 의원 14명 가운데 개혁보수신당 합류 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은 홍문표(충남 홍성ㆍ예산) 의원이 유일하다. 비주류 결사체인 비상시국위원회에 참여했던 정용기 의원은 원내수석대변인에 임명되면서 새누리당 잔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나머지 의원들이 누구 손을 들어주냐에 따라 보수 적자 경쟁의 승부가 갈릴 수 있다.
‘강성 친박계’ 김태흠 이장우 의원 등을 제외하면 충청권 의원 상당수는 반 총장과 행보를 같이 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이들은 새누리당이 반 총장을 영입하는 데 실패한다면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반기문 메신저’로 통하는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친박 중심의 새누리당으로 갈 가능성은 0%”라고 밝히기도 했다.
거꾸로 친박계만 남아 유력한 대선 주자가 없는 새누리당 입장에선 반 총장 영입을 위해서라도 충청권 의원들을 고리로 붙잡아 둬야 한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충북 음성ㆍ충주고 출신인 반 총장을 지역 기반을 매개로 영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충청 민심 붙들기 차원에서 향후 당직 인사에서도 충청권 편중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반대로 반 총장이 제3지대로 갈 경우, 새누리당은 유력 대권주자도 잃고, 반 총장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의원들의 탈당도 막기 어려워 급속하게 세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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