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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유럽

입력
2016.12.2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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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3일(현지시간) 튀니지 출신의 트럭테러 용의자 아니스 암리가 이탈리아에서 사살된 직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은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며 "포괄적인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메르켈 총리가 이날 회견 후 떠나는 모습. AFP 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3일(현지시간) 튀니지 출신의 트럭테러 용의자 아니스 암리가 이탈리아에서 사살된 직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은 많은 의문을 제기한다"며 "포괄적인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메르켈 총리가 이날 회견 후 떠나는 모습. AFP 연합뉴스

베를린 트럭 테러범

伊서 사살되자 충격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트럭 테러를 벌인 용의자 아니스 암리(24)가 테러 이후 베를린에서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까지 이동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럽이 큰 충격에 빠졌다. 유럽은 파리 테러 이후 테러 위험인물에 대한 전방위 감시와 통제를 위해 국경 경계를 한층 강화했다. 하지만 암리가 테러를 저지른 뒤에도 단 한번의 제재 없이 국경을 자유롭게 통과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유럽의 대테러 안보망이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당국은 암리가 베를린에서 어떻게 국경을 넘어 프랑스로 넘어왔는지조차 전혀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독일-프랑스, 프랑스-이탈리아 국경이 사실상 베를린에서 12명을 학살한 테러범에게 여지없이 뚫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경찰에 따르면 암리는 이달 19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트럭 테러를 벌인 후 프랑스 샹베리에서 이탈리아 북서부 토리노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이후 토리노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밀라노로 이동했다가 23일 밀라노 인근에서 검문 중이던 경찰에 발각돼 사살됐다.

문제는 국제수배령까지 내려졌던 암리가 어떻게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까지 이동했느냐 하는 것이다.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은 시리아에서 난민으로 위장해 터키, 그리스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오거나 벨기에에서 기차를 타고 프랑스로 잠입하는 방식으로 유럽에서 테러를 벌였다. 국경 검색에서 테러범을 사전에 검거하는 게 유럽 대테러 정책의 핵심인 이유다. BBC는 “암리는 국제수배령이 떨어지기 전에도 독일 당국에 의해 테러 위험인물로 지정됐던 인물”이라며 “유럽 국가 간 테러 위험인물에 대한 정보공유조차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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