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 주 매니토웍 시에서 사는 레이먼드 리퍼트(92) 할아버지는 올해에도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동네를 돈다. 진주만 습격으로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1941년 이 일을 시작했으니 올해로 75년째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24일 평생 산타 도우미로 활동해 온 리퍼트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리퍼트는 교실이 하나밖에 없는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던 17세 때 산타 도우미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요청을 받고 성탄절마다 산타로 변신했다. 처음엔 가족과 친한 이웃을 대상으로 선물을 배달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고 동네 주민들이 리퍼트 산타에게 선물 배달을 요청해 한창때 크리스마스이브엔 22곳의 가정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한다.
리퍼트 씨는 작은 여인숙의 매니저 겸 바텐더로 일하면서 선물을 차곡차곡 모았다가 크리스마스가 오면 산타 도우미로 변장하고 썰매에 달린 방울 소리를 내 각 가정의 어린이들에게 선물이 도착했음을 알린다. 선물을 받은 아이들은 리퍼트 산타에게 순록은 썰매를 잘 끄는지, 춥진 않은지 등을 묻고 리퍼트 산타는 친절하게 답해주며 아이들과 사진도 찍고 산타클로스의 추억을 아이들에게 안겨줬다.
리퍼트 씨는 “매우 신중하게 이 일을 수행하기 때문에 지금껏 배달 사고를 낸 적도 없고 물론 음주 배달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수십 년간 활동하느라 두 벌의 산타클로스 복장을 마련했는데, 지금 입고 있는 것은 손녀가 만들어 준 것이다.
리퍼트 씨는 “산타 도우미를 하면서 어린아이들의 얼굴에 피어나는 기쁨에 행복했다”고 회고했다.
리퍼트 씨처럼 산타로 변장해 크리스마스 때마다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14년 12월 27일 인도에서 열린 자선기금 마련 행사에선 산타클로스 분장을 한 사람이 1만8,112명이나 모여 기네스북 산타 최대 인원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김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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