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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ㆍ문형표 겨누는 특검… ‘삼성 뇌물’ 꼭지점ㆍ연결고리 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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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ㆍ문형표 겨누는 특검… ‘삼성 뇌물’ 꼭지점ㆍ연결고리 캔다

입력
2016.12.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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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합병에 문형표 개입 포착

정유라 승마훈련 지원 계약은

“꼭짓점에 이재용 부회장” 의심

투트랙 수사의 교집합은

결국 대통령으로 수렴할 듯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 부회장,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 부회장,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비선실세 최순실(60ㆍ구속기소)씨와 삼성그룹의 ‘뇌물성 거래’ 의혹을 첫 수사 타깃으로 정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해당 계약 체결의 최종 결정과정을 밝혀 혐의를 입증하는 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뜻밖의’ 찬성표를 던진 경위와, 그 직후 삼성이 최씨 측과 220억원대 지원계약을 맺게 된 과정을 구체적으로 복원해 그 인과관계를 빈틈없이 규명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 수사에서 문제의 계약에 내포된 대가성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검찰은 삼성과의 계약에서 가교 역할을 한 최씨의 측근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로부터 “돈을 지원하는 삼성이 최씨 앞에서 벌벌 기었다”는 등의 진술(본보 19일자 1면)을 확보하는 등 비정상적인 계약관계 정황을 확인했다. 여기에 삼성 미래전략실 소속 장충기 사장, 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이 깊숙이 연루된 사실도 파악했다. 국민연금공단 본사와 기금운용본부, 핵심 관계자들 자택 등도 압수수색했다. ‘큰 그림’은 이미 완성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특검팀은 22일 국민연금을 또 다시 압수수색했다.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는 지난해 7월 10일 의결권 자문업체 두 곳의 반대 권고에도 불구,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해 그 동안 줄곧 ‘대가성 규명’의 핵심 지점으로 지목돼 왔다. 종전에 최종 의사결정을 했었던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외부전문가 9명)가 아예 배제된 것도 의심을 키웠다. 특검팀은 여기에 문형표(60)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청와대 지시를 받아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국민연금(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이어진 지시의 중간 과정에 문 전 장관이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말이다. 전날 보건복지부가 특검의 압수수색을 받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검팀은 이와 별도로, 삼성 내 의사결정 과정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말 삼성전자가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독일 승마훈련 지원을 위해 220억원대 계약(실제 집행액수는 80억여원)을 맺었는데, 그 꼭짓점에 이재용(48) 부회장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인해 국민연금은 3,000억원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삼성은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는 이득을 봤다. 이 과정에 최씨가 모종의 도움을 줬다면 제3자 뇌물죄의 구성요건인 ‘부정한 청탁’이 실제로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이러한 ‘투 트랙 수사’의 교집합은 결국 박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최씨의 언질을 받고 나서, 안 전 수석 등을 통해 복지부나 국민연금 측에 “삼성 측을 도와주라”는 외압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매우 커지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가결 8일 후인 작년 7월 25일 이 부회장과 독대를 가졌다. 특검팀이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수사에 신중하면서도 자신감을 내비칠 수 있는 이유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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