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영, 국조위원으로 부적합”
“朴대통령 실패, 與 근본적 책임”
친박 인적 쇄신 강력 시사
개혁 통해 친박 이미지 지우고
탈당파와 보수적자 경쟁 나설 듯
새누리당이 2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인명진 갈릴리교회 원로목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인 내정자는 취임 일성부터 친박계에 대한 인적 쇄신을 시사해 비박계 탈당파와의 보수 적자 경쟁을 예고했다.
인 내정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원하는 새누리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고치고 쇄신하겠다”며 비대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밝혔다.
인 내정자는 당장 첫 과제로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 활동과 관련해 위증교사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영 의원에 대한 징계 방침을 천명했다. 인 내정자는 “이 의원은 국조특위 위원으로 부적합하다”며 “윤리위에 회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국정 실패는 근본적으로 새누리당에 책임이 있다”며 “사람에 따라 직책에 따라 경중은 있겠지만, 자신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스스로 안다고 생각한다”고 친박계 인적 청산을 시사했다. 그는 비박계 탈당파에 대해선 “뭐 하러 나뉘어 딴살림 하느냐. 같이 해야 한다”며 잔류를 요청했다.
인 내정자는 앞서 새누리당 비주류 추천 몫의 비대위원장 후보로 이름이 거론됐을 당시 “역사와 정치 발전의 거름이 돼야 한다”며 새누리당 해체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줄곧 박 대통령과 친박계 인사들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냈고, 2006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았을 때는 무관용 원칙으로 ‘저승사자’라는 평가도 받았다.
정우택 새누리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을 완전히 혁신하고 대통합을 이끌어 새로운 보수세력 건설과 정권 재창출에 굳건한 기반을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정 원내대표가 “혁명적 비대위원장”이라고 소개한 데서 드러나듯, 새누리당은 인 내정자가 주도하는 개혁 작업을 통해 친박당 이미지를 지워가며 비박계 탈당파에 맞서 보수 혁신의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인 내정자에게 비대위 구성과 활동 등에 대한 전권을 부여키로 했다. 새누리당이 “책임 정치와 도덕성의 재정립”을 핵심 목표로 제시한 만큼 박 대통령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 작업에도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 내정자는 박근혜 대통령 출당 심사에 대해선 “출당은 구체적인 해당행위가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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