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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 때 과음하는 것은 남자보다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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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 때 과음하는 것은 남자보다 여자

입력
2016.12.2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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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경험 20~40대 설문

66% “혼자 술 마셔 봤다”

4명 중 1명 “반년 새 빈도 늘어”

평균 맥주 4잔, 소주 6잔

혼술 장소는 집이 최다

여성이 남성보다 과음 경향

1인 가구 증가 등 영향 끼친 듯

“비만ㆍ대인기피 위험” 경고도

지난 9월 방영된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한 장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6개월 동안 음주 경험이 있는 20~40대 2,000명(남자 1,028명, 여자 972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66.1%가 혼자 술 마신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tvN 방송화면
지난 9월 방영된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한 장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6개월 동안 음주 경험이 있는 20~40대 2,000명(남자 1,028명, 여자 972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66.1%가 혼자 술 마신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tvN 방송화면

직장인 서모(26ㆍ여)씨는 잠 자기 전 ‘혼술(혼자 마시는 술)’을 힘든 하루를 보낸 자신에게 주는 달콤한 선물로 여기고 있다. 취업준비생 시절부터 허전한 마음에 마시기 시작한 맥주가 습관이 됐다. 500㎖짜리 캔맥주 2캔은 거뜬하고, 내킬 땐 혼자 6캔이나 마신 적도 있다. 서씨는 “회사에서 여기저기 치이다 퇴근을 하면 업무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혼자 TV를 보며 술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직장여성 유모(26)씨는 “다른 사람과 약속을 잡는 것은 피곤해서 집에서 간단한 야식을 만들어 술을 곁들이곤 한다”며 “수입 맥주를 여러 개 사면 할인해 주는 편의점 행사도 혼술을 쉽게 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혼술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술을 마시는 성인 10명 중 6명 이상이 혼자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혼술 때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남성보다 적은 여성의 과음 비율이 더 컸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6개월 동안 음주 경험이 있는 20~40대 2,000명(남자 1,028명, 여자 972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6.1%가 “혼자 술 마신 적이 있다”고 답했다. 6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빈도가 늘었다는 응답자도 4명 중 1명꼴이었다.

혼술 때는 여럿이 마실 때보다 음주량은 많지 않았다. 평균 맥주(200㎖) 4잔, 소주(50㎖) 5.7잔, 과실주(100㎖) 2.6잔, 탁주(200㎖) 2.7잔, 위스키(30㎖) 3.1잔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혼술 경험자의 37.9%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하고 있는 ‘고위험음주량’을 마셨다. 특히 여성(40.1%)이 남성(36.1%)보다 고위험음주 비율이 높았다. WHO는 순수 알코올 양으로 따졌을 때 남자는 60g, 여자 40g 이상을 고위험음주로 본다. 알코올 도수가 4.5도인 맥주(200㎖)로 환산하면 남자는 8.3잔, 여자 5.6잔이고, 17도 소주(50㎖)로 계산했을 때는 남자 8.8잔, 여자 5.9잔에 해당한다.

혼술 때 선호하는 주종은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맥주가 가장 많았고, 이어 소주, 과실주, 탁주, 위스키 순이었다. 혼술 장소는 대부분 집(85.2%)이었고, 과자(40.9%)를 안주로 가장 많이 찾았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맥주처럼 도수가 낮은 술은 가볍게 많은 양을 마시다 보면 권고기준을 넘긴다”며“혼술 때는 사람들과 집 밖에서 마실 때보다 신체 활동량도 적어 비만의 위험도 있다”고 경고했다.

혼술 문화가 확산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남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이다. 62.6%가 “편하게 마실 수 있어서” 혼자 술을 마셨다. 회사원 이모(39)씨는 “다른 사람과 마시면 술김에 쓸데 없는 소리도 듣게 되고 메뉴 선정도 신경 쓰이는데 혼술은 이런 단점이 없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분석됐다. 통계청이 집계한 1인 가구 비율은 1990년만 해도 전체 가구의 9.0%(102만 가구)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27.2%(520만 가구)까지 늘어났다. 박희옥 식약처 주류안전관리기획단장은 “혼자 술 마시는 일이 잦다 보면 대인기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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