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당첨금액(3조원)으로 유명한 스페인 성탄복권 ‘엘 고르도(El Gordo)’의 행운이 올해는 마드리드 서민 동네 주민들에게 돌아갔다.
22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올해 엘 고르도의 1등 번호는 ‘66513’으로, 수도 마드리드시 아카시아스 마을의 한 복권 판매소에서 1,650장이 팔렸다. 올해 최고 당첨금액은 2조8,000억원으로, 1,650명이 40만 유로(약 5억원)씩 당첨금을 받는다. 엘 고르도는 구매자가 원하는 번호를 직접 고를 수 없어, 특정 번호의 복권을 구매하려면 인터넷을 통해 그 번호를 파는 판매소를 찾아 직접 방문해야 한다. 1등 복권 판매소 근처에 사는 비센테 비야베르데(44) 씨는 “13이 행운의 번호라고 생각해 지난 6년간 13으로 끝나는 복권을 샀는데 올해 드디어 1등에 당첨됐다”며 기뻐했다.
‘뚱보’라는 뜻을 가진 엘 고르도의 역사는 17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첨금액이 많기도 하지만, 당첨금을 소수에게 몰아주는 여타 복권들과는 달리 많은 구매자에게 분배하는 점이 특징이다. 최저 당첨금은 약 8,500명에게 34만원 정도씩 지급된다. 복권 당첨 확률도 15% 정도로 다른 복권에 비해 높은 편이며, 판매도 국가에서 직접 관리한다.
당첨금 액수가 큰 만큼 5개 번호 한 장 가격이 20유로(2만5,000원)로 비싼 편이다. 3조원 안팎의 1등 총상금을 받으려면 5자리 번호 한 세트(10장)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복권 가격이 비싸 대부분 한 장씩 구입하는 편이다. 그래서 1등 번호 당첨자가 여러 명이 나온다. 당첨 번호 한 장만 갖고 있다면 1등 총상금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는다.
매년 7월 1일부터 판매를 시작해 12월 22일 3시간에 걸쳐 추첨한다. 교복을 입은 어린이들이 나무로 된 동그란 공을 뽑아 당첨자를 가리는 모습이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돼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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