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고위 관료 조직 ‘쿠리아’와 연례 성탄인사에서 3년 연속 쿠리아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교황은 22일 바티칸에서 진행된 추기경, 주교 등 쿠리아 고위 성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탄 연설에서 “여러분이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교회의 ‘주름’이 아니라 ‘얼룩’이다”고 말했다. 교황청 개혁은 주름살 제거 같은 피상적인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정신 개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이다.
교황은 “근본적인 개혁이 진행되는 동안 저항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긍정적인 저항’과 ‘숨겨진 저항’을 언급했다. 의견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자 하는 태도는 긍정적인 저항이지만, 말로는 변화를 원한다면서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이들의 두려움은 숨겨진 저항이라는 것이다. 교황은 “사탄이 못된 의도를 불어넣을 때 악의적인 저항이 생긴다”면서 “악의적인 저항은 전통과 형식 등에 의존하는 사람들에 의해 때때로 자기 정당화의 발언이나 비난 등에 숨겨진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교황청의 현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황은 “현대 교회의 요구에 잘 응답하려면 교황청은 좀 더 다문화적인 면모를 갖춰야 한다”면서 “능력 있는 평신도와 여성의 고위직 임명도 늘려야 한다”고 했다.
교황은 매년 성탄 인사에서 일부 쿠리아 성직자들을 질타하고 있다. 2014년에는 “쿠리아 관료들이 ‘정신적 치매’를 앓는 탓에 자신의 위치를 권력과 부를 얻는 데 이용한다”면서 “위선적인 이중생활을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2015년에는 “쿠리아의 개혁을 위해서는 정직, 겸손, 진지함 등의 덕목을 갖춰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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