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윤찬희(포스코켐텍) 6단
백 강유택(티브로드) 7단
<장면 9> 언제 어디서나 1등을 위한 다툼은 뜨겁다. 정규리그에서 개인 승수 쌓기 싸움이 볼만했다. MVP를 뽑으라면 사심과 관심이 표심을 흔들기도 하지만 다승왕은 오로지 기록으로 판가름 한다.
정관장 황진단 김영삼 감독은 1지명으로 16세 신진서를 불렀다. 바둑리그 역사에서 가장 어린 주장이다. 프로 세계에 들어오고 만 4년이다. 1월 한국 7위로 시작해 12월 이세돌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실력이 늘 수 있는지 ‘알파고’ 보듯 신비롭다. 3년 동안 한국 1위를 지킨 박정환과 거리를 좁힌 데는 바둑리그 무대가 큰 몫을 했다. 주장으로 처음 둔 경기에서 박정환을 꺾었다. 그 다음은 모두 1위 밑에 있는 상대 아닌가. 이기고 또 이겨 10연승 박정환 기록을 2위로 밀어내고 12연승까지 갔다. 마지막엔 13승 1패로 다승왕에 차지했다. 13승 모두 불계로 이기는 파괴력이었다. 포스코켐텍 2지명 나현과 SK엔크린 2지명 안성준이 나란히 12승을 올렸다.
백13으로 이은 순간 흑 모양 여기저기서 비명이 들린다. 백이 세 군데 ‘×’ 가운데 하나만 두어도 흑은 그곳에서 삶이 위태롭다. 저 앞에서부터 흑이 잘못 두었고 백은 여전히 잘 두고 있다.
백3이 좋은 수. <참도 1도>라면 흑도 숨통이 트이고 백 발걸음도 그다지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참고 2도>에서 흑이 백1 한 점을 잡는다면 이것도 백이 바라는 바. 흑이 공배를 이어가는 사이 백은 9로 오른쪽을 눌러 더 바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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