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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유지 수수료… 반발 알면서 도입하는 씨티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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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유지 수수료… 반발 알면서 도입하는 씨티은행

입력
2016.12.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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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뱅킹 이용하면 면제

고객 관계 심화ㆍ디지털 강화 포석

씨티銀, 지점 적고 자산관리 중점

은행권 전반 확산 가능성은 낮아

이달 1일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한국씨티은행의 청담WM센터 내 씨티골드고객(자산 2억~10억원) 전용 상담실 전경. 한국씨티은행 제공.
이달 1일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한국씨티은행의 청담WM센터 내 씨티골드고객(자산 2억~10억원) 전용 상담실 전경. 한국씨티은행 제공.

“지갑에 돈 넣어놨다고 지갑 사용비를 내라는 얘깁니까?”

내년 3월부터 한국씨티은행이 1,000만원 미만의 소액 계좌 고객에게 월 3,000~5,000원의 계좌유지수수료를 도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2일 한 씨티은행 고객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계좌유지수수료는 미국 등 해외은행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소비자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과거 2001년 제일은행(현 SC제일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소액계좌(월 평균 잔액 10만원 미만)에 한해 월 2,000원의 계좌유지수수료를 부과했다가 고객반발이 커지자 3년여 만에 제도를 접기도 했습니다. 뻔히 소비자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씨티은행이 다시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뭘까요.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날 “계좌유지수수료 도입은 수익을 쫓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기존 고객과의 관계 심화와 디지털뱅킹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씨티은행은 은행 창구 대신 디지털뱅킹을 이용하면 계좌유지수수료를 면제해주는데요. 은행 창구에서는 계좌개설 등 단순 기본업무를 줄이는 대신 자산관리서비스를 주로 하고, 기본 업무는 디지털뱅킹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겁니다. 고객 자산관리에 힘써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은행 지점 관리 비용 등을 절감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달 초 계좌유지수수료 도입 관련 약관 개정을 승인해준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제도가 도입되면 휴면계좌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고, 계좌를 개설할 때 좀더 신중해지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에 개설된 개인계좌는 2억3,000만개로, 성인 1인당 평균 6개의 계좌를 가지고 있는 셈이죠. 이중 잔고가 0원인 계좌도 2,700만개(11.6%)입니다.

나름 일리 있는 얘기이긴 한데, 그렇다고 소비자 반발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어찌 됐든 돈을 부담해야 하는 소비자들이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계좌유지수수료가 국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송치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씨티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지점 수가 적고 고소득층 자산관리로 영업전략을 취해 계좌유지수수료를 도입한 것”이라며 “다른 시중은행들이 만약 같은 제도를 도입한다면 아무리 취지가 좋아도 고객 반발을 버티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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