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음/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열심히 한 보람이 느껴지더라구요."
박정음(27·넥센)이 쑥스럽게 웃었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한 그에게 잊지 못할 2016년이 됐다.
박정음은 올해 '저비용 고효율' 선수로 손꼽히는 활약을 펼쳤다. 최저 연봉인 2,700만원을 받고 뛰었지만 98경기에서 타율 0.309(223타수 69안타) 4홈런 26타점 16도루를 기록했다. 고척스카이돔으로 홈 구장을 옮기면서 '발 야구'로 팀 컬러를 바꿨던 넥센에 빠른 발을 가진 박정음은 맞춤형 선수나 다름 없었다. 경기에 나가게 되면서 타격 능력도 빛을 발했다.
박정음의 달라진 존재감은 시즌 후 연봉 계약에서도 나타났다. 넥센은 박정음에게 올해 연봉에서 3,900만원 오른 6,600만원에 2017 연봉 재계약을 했다. 인상률 144.4%는 현재 팀 내 야수 중 최고 인상률이다. 박정음도 깜짝 놀랐다. 박정음은 "(부상으로) 시즌 끝까지 뛰지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이 오르게 될 줄은 몰랐다"며 "열심히 한 보람이 크게 느껴진다. 야구하면서 처음으로 연봉이 올랐다"며 웃음지었다.
프로 입단 6년 차를 앞두고 '최저 연봉'을 벗어났다. 그의 고생을 지켜본 주변에서도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박정음은 "부모님과 여자친구가 가장 기뻐하고, 축하를 많이 해줬다. 2군에서 오래 야구를 했는데 이제 빛을 보는 것 같다고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전주고-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2년 넥센 4라운드 40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박정음에게는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다. 입단 첫 해 퓨처스(2군) 리그에서만 뛰었던 그는 2012년 말 상무에 입대해 군 복무를 했다. 제대 후 팀에 복귀하고도 1군 데뷔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지난해 4월에는 2군 경기를 뛰다 손바닥 골절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 하지 않고 준비했던 박정음은 올 시즌을 앞두고 코칭 스태프의 눈에 들었고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대수비와 대주자로 시작했지만 이내 선발 라인업에도 들고 시즌 중반 이후에는 톱타자로 서기도 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염경엽 넥센 전 감독은 박정음을 두고 "정말 절실하게 야구를 하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난 시즌 뒤) 선수들이 많이 빠진 만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잡으려고 더 열심히 했다"며 "계속 경쟁의 연속이었다. (강)지광이나 (유)재신이 형과 계속 경쟁을 하다 보니 더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지난 9월 초 경기 중 왼 새끼발가락 중족골 골절 부상을 입었다. 아쉬운 마음은 내년 시즌을 향한 더 큰 자극제가 된다. 박정음은 "이제 재활 막바지다. 뛰어 다닐 수도 있다"며 몸상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제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뛰어야 한다. 박정음은 "이제 시작이다. 1군에서 첫 시즌을 보냈을 뿐이니 더 잘해야 한다. 아직 못해본 것도 많다. 응원해주시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 노력을 많이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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