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급증하는 낸드플래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조2,000억원을 투입, 충북 청주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 이는 지난해 8월 경기도 이천공장 M14 준공식에서 선언한 중장기 투자계획의 일환이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총액 46조원을 투입해 이천과 청주에 M14를 포함한 총 3개 반도체 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발표한 신규 공장은 청주 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내 23만4,000㎡ 부지에 들어선다.
다음 달 설계에 착수하고 내년 8월 착공한 뒤 2019년 6월까지 2조2,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공장 건물과 클린룸을 건설한다. 이후 장비투입시기는 시장상황과 회사의 기술역량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빅데이터, 정보기술(IT) 기기 성능 향상 등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의 고도화로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낸드플래시 시장은 3D 제품이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확산, 스마트폰 고용량화 등을 이끌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공급측면에서는 미세공정 심화와 3차원(3D) 낸드플래시 도입 등으로 공정 수가 늘어나 생산에 필요한 장비 대수는 많아지는 추세다. 장비 크기도 대형화돼 제한적인 공간에서는 수요 대응을 위한 생산량 확대가 어려워 신규 공장 건설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2008년 준공한 이후 꾸준히 생산능력을 확충해 온 낸드플래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복층 공장인 이천 M14의 위층에서도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한다.
하지만 3D 제품이 견인할 중장기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에 적극 대응하려면 생산기반의 선제적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판단이다.
또 반도체 공장 건설에는 통상 2년 이상 장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 증설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편입된 직후인 2012년 전체 반도체 업계의 투자가 축소되는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최태원 SK 회장의 결단으로 시설투자를 10% 이상 확대하는 선제적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청주에 건설되는 신규 반도체 공장은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를 대비하는 SK하이닉스의 핵심기지가 될 것”이라며 “적기에 공장이 건설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 준 정부, 충청북도, 청주시에 깊이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또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 있는 기존 D램 공장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보완 투자도 나선다. 2006년 준공된 우시공장은 지난 10년간 SK하이닉스 D램 생산의 절반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향후 미세공정 전환에 필요한 공간이 부족해져 생산량 감소 등 효율 저하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돼 증설 투자에 나서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7월부터 2019년 4월까지 9,500억원을 투입해 우시 공장 클린룸 확장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D램 산업 내 리더십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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