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결렬로 306일간 쟁의행위 중인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22일 0시 파업에 돌입했다. 11년만의 조종사 파업이지만 참여 인원이 많지 않아 최대 성수기인 연말 항공대란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대한항공조종사노조에 따르면 22일부터 31일 밤 12시까지 10일간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대한항공 전체조종사 2,500여명 중 170명 안팎이다. 항공사는 필수공익사업장이어서 파업을 하더라도 평소 인력의 80% 이상은 근무를 해야 한다. 복수노조인 조종사 새노조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 조종사노조도 항공 안전을 우려해 참여 인원을 2개 조로 나눠 번갈아 파업을 벌인다.
임금 29% 인상을 요구 중인 조종사노조는 사측이 성의 있는 인상안을 제시하면 예정보다 빨리 파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규남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곡동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행안전이 무너진다는 걸 호소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파업”이라며 “1.9% 인상안을 고수하는 사측이 단 1,000원이라도 수정안을 제시하면 파업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파업 기간 총 135편이 결항되지만 22~26일은 평소의 93%, 27~31일은 95% 수준의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선은 저비용항공사(LCC)나 KTX로 대체할 수 있고, 결항 국제선 중에는 승객이 적어 내년 2월 폐쇄가 예정된 노선도 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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