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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에 찬란한 조명… 인생사진 찍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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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에 찬란한 조명… 인생사진 찍어볼까

입력
2016.12.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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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화려하면서도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오색별빛정원전. 민준호 인턴기자
어두운 밤 화려하면서도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오색별빛정원전. 민준호 인턴기자

‘별빛이 내린다 샤랄랄라…’

로맨틱 코드가 묻어나는 장면에 자주 깔리는 이 노래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이 바로 지금, 겨울이 아닐까 싶다. 오후 5시만 지나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는 해 때문에 춥고 어두컴컴한 계절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덕에 밤의 낭만을 오래도록 즐기기 가장 좋은 때이기도 하다. 일찍 숨어버리는 햇빛을 오색찬란한 불빛이 대체한다면 그 낭만은 절정으로 치솟는다. 넓은 코트로 누군가를 감싸 안을 수 있게 찬바람 마저 로맨틱해지는 계절이다.

아침고요수목원 오색별빛정원전

겨울 밤 아래 펼쳐진 찬란한 불빛 정원을 찾아간 곳은 경기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이다. 이곳은 지난 2일부터 내년 3월 26일까지 오색별빛정원전을 개최한다. 올해로 10년 차를 맞이한 이 전시는 하경정원, 고향집정원, 분재정원 등 6개 테마정원과 사랑의 터널, 별빛이 빛나는 구름다리 등의 포토존에 오색불빛을 켜 관람객들에게 낭만을 선사한다. 무려 13만㎡로 드넓은데다 장소들의 이름까지 생소하니 초입에서 안내지도를 챙기자.

전시는 쉬는 날 없이 매일 오후 5시 10분 불을 밝혀 밤 9시까지 진행되는데 토요일은 11시까지 연장된다. 미리 수목원에 도착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다 점등의 순간을 함께해도 좋다. 금요일 오후 5시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관람객들이 꽤나 가득 모여들었다. 카메라 프레임 안에 온전히 우리만 담기가 어려울 정도다. 수목원 김민정 주임은 날씨에 따라 편차가 있긴 하지만, 조금이나마 한적하게 즐기려면 연장 운영하는 토요일 밤 늦은 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러나 번잡함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여기저기서 연신 감탄사가 터질 만큼 모든 곳이 작품이다. 한 두 곳의 포토존에만 길게 줄이 늘어서지 않는다.

강추위에도 수목원을 찾은 많은 시민들.
강추위에도 수목원을 찾은 많은 시민들.
강추위에도 수목원을 찾은 많은 시민들.
강추위에도 수목원을 찾은 많은 시민들.
대표 포토존 중 하나인 마차, 하늘길과 아침광장 사이에 있다.
대표 포토존 중 하나인 마차, 하늘길과 아침광장 사이에 있다.

얼마 전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 흰 바탕이 화려한 불빛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특히 숲 속 동물세상은 금빛 찬란한 동물들이 눈을 밟고 있는 모양이 되어 더욱 아름답다. 하기야 숲 속 수목원에 눈이 녹을 날이 얼마나 될까. 이 아름다운 장면은 대부분의 겨울 날에 허락될 것이다. 숲 속 동물세상은 포토존으로 유명한 하늘길과 아침광장 사이에 있다.

터널에 들어서면 마치 우주에 발을 딛는 기분이다. 양 옆, 그리고 머리 위까지 사방에 켜진 불빛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뿜는다. 사랑의 터널은 핑크빛, 행복의 터널은 금빛이다. 인물사진을 찍기엔 금빛이 낫다. 담 전체가 조명인 빛담길 또한 금빛 조명의 힘을 받아 셀기꾼(셀피 + 사기꾼)이 되기 좋다. 각종 SNS 커버사진을 찍기엔 하경정원이 좋다. 우리나라 지도를 본 땄다는 이 정원에는 세상의 모든 색이 다 들어있는 듯하다.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들어갈 땐 사랑의 터널이 있다면 수목원을 나올 땐 구름다리가 있다. 다리 양쪽의 하얀 조명들이 은은한 마무리를 돕는다. 셀카봉을 든 관람객들이 많아 다리를 건너는 데 시간이 꽤 소요되기도 하는데, 멀미가 난다며 제발 다리를 흔들지 말아달라는 애절한 목소리도 들려온다. 출구에 다다라선 아침고요갤러리에 들러 수목원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전을 감상하며 몸을 녹인 후 나가는 것으로 관람을 마무리한다.

소복이 쌓인 눈을 밟고 있는 숲 속 동물세상의 동물들.
소복이 쌓인 눈을 밟고 있는 숲 속 동물세상의 동물들.
빛담길을 즐기는 가족 관람객.
빛담길을 즐기는 가족 관람객.
세상 모든 색이 다 있는 하경정원. 사진제공 아침고요수목원.
세상 모든 색이 다 있는 하경정원. 사진제공 아침고요수목원.
은은히 조명을 밝히는 구름다리.
은은히 조명을 밝히는 구름다리.

수목원은 산 자락에 위치해 도심보다 훨씬 춥다. 한 시간 내외로 관람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서울에서 온 정아라(25)씨는 가평에 스파를 구비한 예쁜 펜션이 많으니 근처에 숙소를 잡는 일정을 추천했다. 올해를 정리하는 힐링여행으로도 알맞다. 잣두부 요리나 숯불 닭갈비가 유명하니 함께 즐기면 좋다. 대중교통은 편하지 않다. ITX나 경춘선 열차를 이용할 경우, 청평역에서 1km 거리인 청평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시내버스는 30분에서 최대 2시간 간격이다. 가평시티투어버스도 있다. 자세한 운행정보는 수목원 홈페이지(http://www.morningcalm.c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입장료는 주말ㆍ공휴일엔 어른 9,000원 청소년 6,500원, 평일에는 각각 8,000원 6,000원이다.

오색별빛정원전 영상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등과 함께 가볼 만한 불빛정원으론 에버랜드, 쁘띠프랑스, 허브아일랜드, 청도프로방스 등이 있다.

에버랜드 로맨틱 일루미네이션

에버랜드에선 겨우내 화려한 불빛을 선보이는 ‘로맨틱 일루미네이션’이 펼쳐지고 있다. 포시즌스 가든은 에버랜드의 새로운 상징이 된 판다를 포함해 기린, 펭귄, 표범, 순록 등 15종 108마리의 동물 조형물들이 실제 크기로 전시된 ‘윈터 애니멀 가든’으로 변신했다. 밤이 되면 각 동물 조형물들이 내외부 조명으로 자체 발광하는 ‘별빛 동물원’으로 변신한다. 사파리 분위기의 배경 음악이 하루 종일 흘러나오며 분위기를 돋운다.

포시즌스 가든과 장미원 사이 신전분수에는 26m 높이의 거대한 크기와 화려한 조명 장치들로 에버랜드의 겨울 축제를 상징하는 ‘로맨틱 타워 트리’가 시선을 모은다. 내외부 모두에서 관람이 가능한 초대형 트리로, 최대 50명까지 동시 입장 가능한 내부에는 샹들리에, 미러볼, LED 스트링 등 다양한 조명과 장식물로 가득 채워져 빛이 쏟아지는 듯한 이색적인 체험이 가능하다.

쁘띠프랑스 어린왕자 별빛축제

한국안의 작은 프랑스 문화마을 ‘쁘띠프랑스’에선 제3회 어린왕자 별빛축제가 진행 중이다. 프랑스 남부의 몽펠리에(Montpellier) 거리를 모티프로 프랑스에서 공수해온 전구와 LED를 사용해 조명을 했다. 프랑스 조명 특유의 포근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느낌으로 쁘띠프랑스만의 낭만을 뽐낸다. 파스텔톤 건물들과 그 사이사이를 밝히는 조명 빛이 한데 어우러려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번 축제에는 LED 램프 전구 각각에 IC칩이 내장돼 음악에 자동 반응하여 빛을 연출하는 조명등이 야외광장에 설치됐다. 신나는 마리오네트 댄스 퍼포먼스와 함께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다양한 LED 조명쇼를 함께 관람할 수 있다. 30m 길이의 빛 터널은 어린왕자를 따라 우주여행을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든다.

포천 허브아일랜드 불빛동화축제

꽃밭만큼이나 아름다운 불빛이 뿜어져 나오는 곳이 경기 포천의 허브아일랜드다. 올해 허브아일랜드는 ‘라이팅 & 일루미네이션’이란 부제목을 가진 불빛동화축제를 열고 있다. 300m 길이의 핑크빛 소원터널이 야경 관람꾼을 불러 모으고 라벤더 밭은 산타하우스, 산타교회가 모여 있는 산타마을로 변신 오색찬란한 불빛을 발한다. 연인들을 위한 불빛 포토존도 여러 군데 조성됐다. 그리스 신전을 본 따 만들어진 아네테홀 레스토랑과 허브힐링센터는 고전적인 아름다움으로 빛을 밝히고 향기가게, 허브박물관, 허브카페 건물도 유럽식 조명으로 색다른 경관을 보여준다.

청도프로방스 별빛동화마을

경북 청도에 위치한 청도프로방스 포토랜드는 남프랑스의 프로방스 마을을 재현한 빛 테마파크다. 계절별로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는데 현재는 내년 2월 말까지 ‘별빛동화마을’과 ‘산타마을 빛축제’가 진행 중이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피노키오, 헨젤과 그레텔, 어린왕자,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등 세계명작동화 속 세상을 즐기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밤이면 100여 개의 포토존과 다양한 크기의 산타 조형물들이 1,000만개의 LED조명과 어우러진다. 국내 최초로 불빛 축제장 위로 310m를 가로지르게 건설된 익스트림 스포츠 시설인 ‘청도짚라인’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다.

민준호 인턴기자(서울대 사회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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