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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증명된 우리나라 자전거 동호인의 실력

입력
2016.12.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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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태국 치앙라이에서 열린 국제 사이클 대회 ‘투어 오브 치앙라이’에서 참가 선수들이 ‘화이트 템플’로 잘 알려진 ‘왓롱쿤’ 앞을 지나고 있다.
지난 10일 태국 치앙라이에서 열린 국제 사이클 대회 ‘투어 오브 치앙라이’에서 참가 선수들이 ‘화이트 템플’로 잘 알려진 ‘왓롱쿤’ 앞을 지나고 있다.
선수들이 왓후어이싸이카우 앞을 달리고 있다.
선수들이 왓후어이싸이카우 앞을 달리고 있다.

아시아 아마추어 최강은 한국이었다. ‘투어 오브 치앙라이’에 출전한 우리나라 자전거 동호인들의 실력은 최고 수준이었다.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에 걸쳐 태국 북부 치앙라이에서 열린 국제 사이클 대회에서 국내 자전거 동호인들이 종합우승, 종합 3위를 차지하며 실력을 과시했다.

올해 두 번째 맞는 대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태국, 일본, 중국 등 5개국 20여개 팀 14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기량을 뽐냈다. 대회는 전문선수와 아마추어 동호인이 함께 달리며 부문별로 순위를 매기는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리나라는 태국관광청 초청으로 동호인 5명과 2016 리우올림픽 도로사이클 부문에 출전했던 서준용(28ㆍ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가 참가했다. 지난 11월 치열한 선발전을 거쳐 선발된 동호인들은 국제대회에는 모두 처음으로 출전했다. 대회 출전을 위해 동호인 참가자들은 모두 휴가를 내야 했다.

첫 국제 대회 참가에 현지 날씨나 음식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법도 했지만 출전 선수들은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나이제한이 없는 부문에서는 전민영(33ㆍ허벌라이프 근무)씨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두 자녀를 두고 있는 전씨는 “육아로 자전거 탈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동호인으로 선발된 만큼 최선을 다해 대회를 준비했다”며 “이렇게 큰 대회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응원해 준 가족들과 함께 달린 우리 선수들, 서포터들이 도와준 덕분이다”라고 우승소감을 전했다.

전민영씨가 질주하고 있다.
전민영씨가 질주하고 있다.
전민영(가운데)가 종합 1위를 차지한 뒤 시상대 위에서 밝게 웃고 있다.
전민영(가운데)가 종합 1위를 차지한 뒤 시상대 위에서 밝게 웃고 있다.

전정학(34ㆍ자영업)씨는 대회 셋째 날 경기 도중 사고에 휘말려 넘어졌지만 파손된 자전거를 타고 완주에 성공하며 종합 6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넘어지는 순간 이제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끝까지 도와준 팀 관계자 덕분에 완주할 수 있었다”며 “자전거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돼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승점을 향해 달리는 전정학씨.
결승점을 향해 달리는 전정학씨.

종합 7위를 차지한 유필재(32ㆍ자영업)씨는 “이렇게 수준 높은 대회에 참가한 것만으로 영광”이라며 “이런 대회가 열릴 수 있는 이곳의 환경이 참 부럽다”라고 말했다.

질주하는 유필재씨.
질주하는 유필재씨.

35세 이상 부문에서는 현직 경찰관인 김남형(41ㆍ양평경찰서)씨가 종합 3위에 올랐다. “세계적 수준의 팀과 함께 달리며 그들의 멋진 팀워크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며 “태국관광청의 아낌없는 지원, 함께 동행했던 선수들, 관계자의 헌신적인 도움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대회 참가 소감을 말했다.

코스모스가 만개한 코스를 달리는 김남형씨.
코스모스가 만개한 코스를 달리는 김남형씨.
35세 이상 부문에서 종합 3위를 차지한 김남형(오른쪽 두 번째)씨가 시상대 올라 손을 들고 있다.
35세 이상 부문에서 종합 3위를 차지한 김남형(오른쪽 두 번째)씨가 시상대 올라 손을 들고 있다.

대회 시작 직전 대회 코스를 돌다 부상을 당해 참가하지 못한 김현승(36ㆍ자영업)씨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계속 대회장에 나와 선수들에게 작전을 전달하고 목청껏 응원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기여했다. 그는 “동료 동호인들이 전문 선수들과 달리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웠다”며 “특히 국가대표인 서준용 선수와 일정을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선수 부문에 출전한 서준용 선수는 대회 둘째 날과 넷째 날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서준용 선수가 대회 마지막 날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오며 두 팔을 벌려 환호하고 있다.
서준용 선수가 대회 마지막 날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오며 두 팔을 벌려 환호하고 있다.
대회를 마친 선수와 관계자들.
대회를 마친 선수와 관계자들.

▦ ‘자전거 도시’ 꿈꾸는 태국 치앙라이

태국 북부 치앙라이는 자전거 도시를 꿈꾼다. 도시 대부분이 평지로 이뤄져 있어 자전거 타기 좋다. 자전거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자전거 도로가 확충되고 보관시설이 갖춰지는 등 친 자전거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자전거 도로가 설치되지 않은 도로라도 갓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자전거로 이용하기 좋다. 자동차 운전자가 자전거를 향해 경적을 울리거나 위협하는 경우도 극히 드물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다. 시내 곳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으며 자전거 판매점과 정비소도 늘어나는 추세다.

‘투어 오브 치앙라이’는 이곳의 대표적인 자전거 대회다.
‘투어 오브 치앙라이’는 이곳의 대표적인 자전거 대회다.

자전거 대회도 자주 열린다. ‘투어 오브 치앙라이’처럼 전문선수와 수준급 동호인들이 참여하는 대회는 물론 실력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가 수시로 열려 세계 ‘자전거족’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치앙라이(태국)=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 관련기사 보기 : 새로 발견한 태국의 매력, 치앙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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