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서연] 무서운 속도로 확산 중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계란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수요가 많은 대형 할인마트나 제과·제빵업체들이 계란 값 폭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계란 판매 수량 제한 조치가 시작된 20일 일부 대형마트 매장에서는 인기 품목의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1인 1판'으로 판매량을 제한하는 궁여지책까지 나왔다. 이렇게 '계란 대란'이 가시화되자 제과·제빵업체들도 공급 채널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뛰는 등 비상이다.
▲ 20일 롯데마트 서울역점 계란코너에 '1인1판'을 알리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 롯데마트 이어 이마트도 계란 '1인 1판' 제한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일부터 30알들이 계란에 대해 '1인 1판' 구매 수량 제한을 두고 있는 롯데마트의 경우 현재 하루에 들어오는 계란 총량이 'AI 사태' 이전의 60%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특히 30알들이 상품의 경우 공급률이 평소의 50% 수준을 밑돌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30입 판란이 특히 많이 부족하다"며 "10~20알들이 상품의 경우 매대가 비고 있으며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에 이어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도 21일부터 전국 147개 전 점포에서 계란 판매를 '1인 1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22일부터는 계란 판매가도 평균 6% 추가 인상한다. 이번 인상으로 기존 30개들이 한 판(대란 기준)에 6,580원이던 계란 소비자가는 6,980원으로 오른다. 이마트는 지난 8일 계란 판매가를 평균 5% 올린 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추가로 4.8%를 올렸으며 이번에 또 6%를 올려 불과 2주일 만에 계란 값은 15.8%나 인상됐다.
홈플러스는 아직은 대형마트 3사 중 유일하게 판매 제한을 하지 않고 않지만 롯데마트에 이어 이마트까지 판매를 '1인 1판'으로 제한하면서 소비자들이 홈플러스로 쏠릴 경우 판매 제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홈플러스의 계란 공급량은 평소의 80~90% 수준으로 알려졌다.
◆ 케이크 없는 성탄절 될라…제빵·제과업계 계란 확보 '비상'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둔 제빵업계는 물량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졌다.
베이커리 파리바게트를 운영하는 SPC그룹 관계자는 "일단 연말까지 사용할 물량은 확보했지만 공급 장기화에 대비해 전사적 차원에서 담당자들이 협력사와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며 "수입까지 검토를 한 적은 없지만 계속 물량 확보에 힘쓰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 역시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 계속돼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정부가 계란 수입 추진 방침을 밝힌 만큼 내부적으로 수입 여부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계란값 변동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이달 초 파리바게트의 빵·케이크 등 193개 품목의 가격을 6.6% 인상한 SPC그룹은 계란 값이 올랐다고 가격을 다시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이고, CJ푸드빌 역시 한 가지 요인 때문에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렇게 계란 수급이 악화 일로로 치닫자 SPC그룹에서는 직원들이 각자 계란을 사서 모으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구매 담당 부서의 직원들이 마트 등 소매점에서 구입한 계란 약 100판을 19일 회사로 가져왔는데,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계란을 사재기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SPC그룹 관계자는 "일부 직원이 나름 애사심에서 계란 구매에 직접 나선 것이지 회사에서 지시한 사항은 아니다"며 "가맹점에 원료를 차질 없이 공급하기 위해 관련부서에서 고민하다가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제과업계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AI 확산세가 지속되면 타격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제과업계는 다음주부터 계란 공급가를 인상하겠다는 공지를 받았다. 다른 제과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계란을 사용한 제품이 많은 롯데제과·해태제과는 공급가가 오르고 있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원가 압박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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