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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면 되게 하라' KPGA, 지자체 '블루오션' 어떻게 개척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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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면 되게 하라' KPGA, 지자체 '블루오션' 어떻게 개척했나

입력
2016.12.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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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휘부 KPGA 회장/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2017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투어가 2010년 이후 최다인 18개 대회로 시즌을 진행할 전망이다. 총 상금은 역대 최대인 1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가운데 KPGA가 양질의 팽창을 이룰 수 있던 데는 지방자치딘체(지자체)를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보고 발로 뛰며 개척한 결과다.

협회는 지난 20일 신설했거나 신설이 확정적인 7개 대회를 포함한 2017 KPGA 코리안 투어 일정을 공개했다. 핵심은 내년 대회의 약 30%를 책임질 지방 순회 투어다.

지자체를 통한 프로 골프 대회 유치는 그 동안 전례가 없던 일이다. 빈사 상태에서 발등이 불이 떨어졌던 올해 전북과 대구를 오가며 2개 대회를 처음 치렀고 내년 3개 대회(해피니스 송학건설 호남오픈, 다이내믹 부산오픈, Only 제주오픈)가 추가된다.

KLPGA 관계자가 "양휘부(73) 회장이 상반기에만 4만km를 이동했다"고 귀띔했을 만큼 불과 1년 만에 5곳의 지자체 대회를 개척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회장부터 발벗고 나섰다. 회장이라고 책상에만 가만히 앉아있지 않았다. 양 회장은 "숨이 턱에 와 닿은 상황에도 열심히 뛴 1년이라고 자평하고 싶다"며 "17개 지자체 단체장 중 열다섯 분을 만났다. 스폰서는 시ㆍ도 단체장에게 소개해달라는 식으로 지역 중소기업을 접촉해나갔고 지금의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지자체 시대를 여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골프라는 스포츠에 드리워진 부정적인 이미지였다. 양 회장은 "스폰서를 만나다 보니까 남자 골프에 대한 인식이 별로 안 좋았다"면서 "왜 우리가 프로 시합을 만들어서 사회 공헌을 해야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필이면 골프냐는 의견과 여자 골프 같으면 몰라도 남자 골프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자존심 다 버리고 말단 영업 사원의 마음가짐으로 오랜 설득 작업을 벌어야 했던 배경이다. 양 회장은 "TV 중계를 발판 삼아 지방의 것을 전국화할 수 있어 홍보는 걱정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그렇게 여러 가지 기회가 된다는 걸 설명 드리며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한 분 한 분 만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되돌아봤다.

지역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묘안도 등장했다. 상금 5억원이 걸린 대회는 실제 총 경비가 두 배 이상인 대회당 10~12억원은 족히 든다는 게 업계 측의 계산이다. 지역 중소기업 한두 곳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액수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산 대회의 경우 18개 홀로 후원을 잘게 썰어서 진행하기도 했다고 양 회장은 설명했다.

그렇게 발로 뛰며 일군 시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지난 대구경북오픈이다. 양 회장은 "금년이 시도 순회 투어를 시작한 첫 해로 대구경북오픈은 갤러리들이 많았고 시청률도 괜찮았다. 프로 골프 대회가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맨손으로 어렵게 개척한 시장인 만큼 이제는 진정한 블루오션으로 성장시킬 과제가 남았다. 양 회장은 그 답을 갤러리와 호흡에서 찾았다. KPGA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달리 흥행을 이끌어갈 뚜렷한 스타 선수가 없는 약점을 지녔다. 따라서 팬-프렌들리 전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골프의 대중화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자세이기도 하다.

양 회장은 "선수와 갤러리가 호흡하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시청자들도 같이 환호할 수 있는 대회를 만드는 것만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약속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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