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게이트로 골프계가 크게 위축된 모양새다. '대박 계약'이 점쳐졌던 박성현(사진)도 메인 스폰서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사진=KLPGA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국내 골프계가 유독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잔뜩 움츠러든 모양새다.
'국내 1인자' 박성현(23ㆍ넵스)은 예상 외로 메인 스폰서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시즌 7승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한 박성현을 두고는 당초 수십 억 원 상당의 대박 계약 가능성까지 나왔다.
박성현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세마스포츠마케팅의 한 관계자는 19일 본지와 통화에서 "원래 메인 스폰서 제안이 활발하게 들어와야 하는 데 최근 (최순실 게이트 등으로) 어두워진 사회적 분위기 탓에 기대한 것만큼은 제안은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래도 워낙 매력적인 선수라 유력 회사 몇 군데가 손을 뻗었다. 협상 및 조율 중인 곳도 있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해 신인상과 베어트로피(평균최저타수상)를 석권한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도 메인 스폰서와 아직 재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다.
메인 스폰서인 하이트진로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전인지와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면서도 "계약금 외에 인센티브와 경비 등 세부 조항들과 관련해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협상 중인데 12월 말까지는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스폰서와 우선 협상기간은 지난 11월 한 달간이었다. 12월부터는 다른 스폰서들과도 협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골프계가 위축된 가운데 전인지 측은 기존 스폰서와 새로운 스폰서 등이 제시한 조건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그룹도 선수단을 줄이고 있다. 간판급인 허미정(27), 유소연(26)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리(39)는 은퇴로 자연스레 하나금융그룹과 결별했다. 주요 골프단들 대부분이 선수 영입을 하지 않고 있다.
골프계가 위축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최순실 게이트다. 골프단을 보유 중인 한화, 롯데 등 일부 대기업 총수들은 잇따라 최순실 청문회에 불려갔다. 따라서 경영 전반에서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할 상황이 아니다. 골프는 특히 사회적으로 '귀족 스포츠'로 여겨지고 있는 탓에 더욱 조심스럽다. 골프단 확장은 '언감생심'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 골프단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딱히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할 만한 선수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골프계가 돈을 아끼고 있는 이유다. KLPGA 투어의 인기는 수년 전부터 점진적인 하향 곡선을 탔다. 선수들은 한 시즌 평정 후 해외로 진출하기 바빴다. 김효주(21ㆍ롯데), 전인지, 박성현 모두 그랬다. 투어 인기가 오를 만 하면 다시 차갑게 식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는 물론 스타층이 얇아지는 등 복합적인 이유로 골프계는 사실상 동면 상태에 접어들었다.
한 골프계 관계자도 "최순실 게이트로 시국이 뒤숭숭해 상당수 골프단들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재정적으로도 그렇지만, 보는 눈들을 의식해서라도 사실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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