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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신도시 축산 악취 민원 책임 공방

입력
2016.12.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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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기초자치단체 책임”

홍성군, “신도시 조성 때 외면한 게 원인”

축사 이전 등 예산 700억 부담 놓고 떠넘기기

축사로 둘러싸인 내포신도시. 신도시 주민들은 한 겨울에도 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심한 축산 악취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축사로 둘러싸인 내포신도시. 신도시 주민들은 한 겨울에도 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심한 축산 악취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충남도와 홍성군이 내포신도시 축산 악취 민원 해결의 책임을 놓고 떠넘기기에 급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

홍성군의회 의원들은 20일 오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포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신도시 개발계획 수립권자이며 원인 제공자인 충남도가 적극 나서 축산 악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석환 홍성군수도 최근 “내포신도시 조성 초기부터 축산 악취 문제를 고려해야 했다”며 “신도시 조성 이후 홍성군에게 책임을 미루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충남도는 축산농가와 주민이 홍성군 생활 영역에 있기 때문에 민원 해결 책임은 홍성군의 몫이라며 맞서고 있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내포신도시는 홍성군의 생활자치 영역으로, 홍성군이 내포신도시 주민들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충남도가 큰집이니 도와달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도청 이전 사업을 하는 도지사에게 정치적으로 공격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충남도와 홍성군간 공방의 배경에는 연중 발생하는 축산악취를 해결하려면 필요한 축사 폐업과 이전 등 관련 재원 700억원을 부담해야 하는 현실론이 깔려있다. 축산농가를 단계적으로 폐업 보상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서로 책임을 떠밀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내포신도시 인구는 충남도청을 비롯해 도교육청과 충남경찰청 등 주요 기관이 속속 입주하면서 2만여명을 헤아린다. 그러나 도청 소재지로 개발한 신도심 반경 2㎞ 내에 25개 농가에서 소, 돼지, 닭 12만4,000마리를 사육하면서 축산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악취가 너무 심해서 창문을 열지 못한다. 어떤 날은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신도시 조성 이후 이주한 일부 주민은 다시 이사를 하기도 했다.

한 주민은 “빨래를 해도 옷에서 축산분뇨 냄새가 난다”며 “겨울에도 냄새가 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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