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미시령 고갯길을 따라 속초로 내려가다 보면 거대하고 낯익은 바위산을 만난다. 설악산 봉우리들 사이에 우뚝 솟은, 남다른 웅장함으로 주변 풍경을 압도하는 울산바위다.
울산바위에 관한 낯익은 전설 중 하나가 금강산과 얽힌 것이다. 조물주가 전국 각지의 특출한 봉우리들을 금강산으로 불러들였는데 울산 땅에 있던 둘레 4km의 병풍 같은 바위가 지각을 하는 바람에 그만 미시령에 눌러 앉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주 말, 외설악을 대표하는 울산바위가 눈에 덮여 하얀 겨울왕국을 연출하고 있다. 안나푸르나의 설산 못지않은 장관이니 굳이 머나먼 히말라야까지 눈돌릴 필요도 없겠다.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병신년도 이제 열흘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 새 희망을 위해 동해 바다를 찾는 발길도 늘겠지만 겨울왕국의 수호신 울산바위에서 맞는 해맞이도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