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뇌물 판사 눈물 "부끄럽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

정운호(51ㆍ수감 중)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수천(57) 인천지법 부장판사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장 김진동) 심리로 20일 열린 김 부장판사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공정성과 청렴성이 생명인 재판과 관련해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벌금 1억6,000만원 및 추징금 1억3,000만원과 함께 김 부장판사가 정 전 대표에게서 받은 5,000만원짜리 중고 레인지로버 차량의 몰수도 요청했다.

김 부장판사는 최후진술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법관으로 재직하다가 피고인으로 이 자리에 선 것이 부끄럽다”며 “‘왜 좀 더 조심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고 수치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어 “재판부를 구성해 가족처럼 근무한 다른 판사들에게 이 자리에서 용서해달라고 꼭 전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부장판사는 2014~2015년 네이처리퍼블릭 가짜 화장품 제조ㆍ유통 사범들을 엄벌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정씨에게서 레인지로버 차량을 포함해 1억8,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기소됐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13일 열린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