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동거녀의 세살배기 아들을 벽과 장롱으로 집어 던져 숨지게 한 30대에게 중형이 내려졌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노진영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및 상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33)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동거남인 정씨가 자신의 아이를 학대한 사실을 알고도 방임한 노모(23)씨에 대해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어린아이를 장롱에 세게 던져 머리 부위를 다치게 하고 고통에 우는 아이를 다시 들어 올려 재차 장롱에 던지는 등 미필적으로 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4차례에 걸친 학대 행위도 훈육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자신에 대한 방어능력이 전혀 없는 피해자에 대해 행해진 것으로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지난 6월 24일 오전 1시쯤 춘천시 후평동 자신의 원룸 2층에서 A(3)군이 방바닥에 변을 보고,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얼굴 등을 때리고 벽과 장롱을 향해 집어 던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씨는 앞서 5월 25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4차례에 걸쳐 손바닥으로 얼굴 등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숨진 A군의 엄마인 노씨는 동거남의 폭행으로 아들 얼굴에 멍이 든 것을 알고도 치료나 보호조치를 하지 않고 방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