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에 걸린 학생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때이른 독감이 학교를 덮치면서 거침없이 전염되는 양상이다. 정부가 조기방학 카드를 꺼냈지만 맞벌이 부모들은 이래저래 울상이다. 10~18세 독감 치료제 값은 5,000~7,000원대로 낮아졌다.
20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이달 3일 기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발병률)는 13.3명에서, 11~17일 61.4명으로 치솟았다. 특히 초중고교 학생(7~18세) 발병률은 같은 기간 40.5명에서 152.2명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의심 환자는 38도 이상 발열에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학생 발병률은 1997년 정부가 독감 감시체계를 도입한 이래 최대치다. 이동한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장은 “최근 5년 통계를 보면 겨울철 독감은 통상 방학 후인 1월부터 유행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해는 12월 초부터 일찍 확산돼 8일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라며 “방학 전이라 집단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전국 시도 교육청에 조기방학 검토 및 보건교육 강화를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지역과 학교마다 환자 발생 정도가 달라 각 학교장 판단에 따라 학사 일정을 조정해달라는 것이다. 다만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은 맞벌이 부모들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독감 유행주의보가 해제될 때까지 항바이러스제 건강보험 혜택을 청소년(10~18세)에게도 적용하기로 했다. 9세 이하 어린이는 이미 적용 대상이다. 대표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7,758원(약값의 30%)만 내면 된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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