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여자프로농구는 ‘슈퍼루키’ 박지수(18ㆍKB스타즈)의 데뷔에 주목했다. 박찬숙-성정아-정은순-정선민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이어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대형 센터로 각광 받고 있는 박지수는 발등 부상을 털고 뒤늦게 프로 무대를 밟았다.
지난 17일 아산 우리은행과의 데뷔전에서는 25분41초를 뛰면서 4득점과 10리바운드에 어시스트 1개, 스틸 1개, 블록슛 2개를 기록했다. 이어 19일 부천 KEB하나은행전에서는 31분3초를 뛰면서 13점에 9리바운드로 데뷔 2경기 만에 ‘더블더블급’ 활약을 했다.
박지수의 2경기를 지켜 본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는 “확실히 보통 선수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높이를 이용한 골밑 플레이와 리바운드, 정확한 중거리슛 등을 고루 선보였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청주 KB스타즈에 지명된 박지수는 195㎝의 큰 키에도 기동력과 순발력까지 갖췄다. 이밖에 포스트업 자세에서 외곽으로 공을 빼주는 능력, 블록슛도 수준급이다. 자신보다 2~3cm 큰 존쿠엘 존스(우리은행), 나탈리 어천와(KEB하나은행)의 슛을 잇따라 막아냈다. 박지수를 상대해 본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박)지수가 골밑에 버티고 있으니 부담스럽다”라고 말했다.
아직 100% 몸 상태는 아니지만 박지수는 공격력에서는 다소 기대에 못 미쳤다. 2경기에서 박지수는 큰 키에도 상대 움직임을 잘 읽지 못하고 정해진 패턴에 따라서만 움직이느라 여러 차례 손쉬운 공격을 실패했다. 아직 동료들과 호흡도 매끄럽지 못했다. 꾸준히 경기에 출전해 몸으로 감각을 익히는 게 답이다. 박지수는 아시아선수권대회 참가 후 발등을 다쳐 팀원들과 손발을 맞춘 게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다.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이 데뷔전부터 예상보다 많은 출전 시간을 배려한 이유다. 안 감독은 “당분간 15분 정도로 출전시간을 조절한 뒤, 시즌 막판에 주전으로 풀타임 활약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공격시도를 늘려야 하고, 수비력까지 감안하면 팀에 +20점 정도의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수는 우리은행과 데뷔전을 마친 뒤 “10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자세를 낮추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지수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언니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면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기대에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짐작하게 했다. 박지수는 “실전을 계속 뛰면 좋아질 것이다”라고 자신감도 잃지 않았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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