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 몰래 빼돌린 기술로 전 회사 수주 방해 직원 등 입건
첨단기술을 빼돌려 이직하거나 새 회사를 차려 전 회사에 엄청난 손해를 끼친 양심불량 직원들이 잇따라 경찰에 적발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LED조명기술을 빼돌려 이직한 뒤 전 회사의 수주를 방해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등)로 이모(37)씨를 불구속입건했다. 또 자신의 회사가 개발한 TV모니터 자동시스템을 회사 모르게 협력업체를 통해 생산, 경쟁업체를 통해 납품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43)씨 등 3명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말 경북 칠곡지역에서 LED조명을 생산하는 A사가 5년에 걸쳐 40억 원을 들여 수명과 밝기를 개선한 신기술을 외장하드디스크에 담아 퇴사한 뒤 경쟁업체인 B사로 옮긴 혐의다. 이씨는 A사 제품의 도면은 물론 거래처와 단가까지 빼돌린 뒤 더 많은 급여를 받고 B사로 옮겨 A사의 수주를 방해했다. A사 측은 이씨 때문에 지난 1년간 수십억 원의 손해를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미지역 C사 자재구매팀장으로 근무했던 김씨는 퇴사도 하지 않은 채 몰래 신제품을 제작, 다른 회사를 통해 납품하는 등 악질형 기술유출사범으로 분류되고 있다.
C사는 자동차 뒷좌석 천장에 장착한 TV용 모니터를 자동으로 내리거나 접히도록 하는 시스템 개발업체다. 초정밀 모터와 제어시스템이 관건으로, 이 회사는 기술력이 뛰어나 일본의 자동차업체에 납품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같은 회사 동료를 먼저 퇴사시켜 유사제품을 취급하는 D사를 차리게 한 C사 협력업체인 E사에 C사 모르게 제어시스템 4,000개를 발주, D사를 통해 일본회사에 납품해 총 10억 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겼다.
경북지방경찰청 김광섭(경감) 국제범죄수사대장은 “기술유출은 중소기업에 있어 사활이 걸린 문제로, 산업기술유출 전담팀을 두고 유출사범을 단속하고 있다”며 “많은 중소기업들이 보안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형사처벌에 어려움이 많은 만큼 보호해야 하는 산업기술은 비밀로 분류한 뒤 제한된 사람만 접근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유사시 보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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