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윤종신’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매달 신곡을 발표하고 있는 가수 윤종신이 올해 마지막 노래로 재즈풍 캐럴 ‘그래도 크리스마스’를 19일 발표했다. 이 곡은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돌아보며 좀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해보자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부제도 ‘상식의 크리스마스’다.
윤종신은 “올해 어수선한 일들이 참 많았지만 우리가 크리스마스까지 잃어버릴 수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도 크리스마스가 왔으니 내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과 건배 정도는 하자는 이야기를 해보았다”고 ‘월간 윤종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음원과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2016년 한 해 동안 한국 사회에서 벌어졌던 주요 사건들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 한ㆍ일 정부의 일방적 위안부 협상과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노동자 사망 사건,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진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등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사건들이 묘사됐다. 최순실 게이트도 빠질 수 없다.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최순실씨와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한 최씨의 딸 정유라씨, 그리고 이화여대 학생들의 투쟁이 차례로 그려진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황제 소환’ 논란 사진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장면은 다시 봐도 분노를 끓게 한다.
뮤직비디오에서도 촛불은 꺼지지 않는다. 작은 촛불은 노란 리본이 되어 세월호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팽목항으로 이어지고,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와 촛불의 파도가 되어 뜨겁게 넘실거린다. 감미로운 멜로디와 노랫말은 분노로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다시 희망을 이야기한다.
윤종신은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2016년의 뜨거웠던 겨울을, 우리가 함께 모여서 불을 밝히고 목소리를 내었던 그 희망의 열기를 떠올려주셨으면 좋겠다”며 “다음 겨울에도, 그 다음 다음 겨울에도, 이번에 우리가 직접 보고 듣고 느꼈던 이 마음을 간직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윤종신의 소망은 뮤직비디오 엔딩 장면에도 녹아 있다. JTBC ‘뉴스룸’의 10월 27일 방송 중 ‘손석희 앵커 브리핑’을 인용해 “땅끝은 땅의 시작이다. 함부로 힘주어 걷지만 않는다면”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접한 네티즌들은 “그래도 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희망의 인사를 주고 받았다. “감동! 노래 안에 많은 걸 담으셨네요”(이**) “각 장면마다 기억해야 될 것 같다”(심**) “눈물이 핑… 너무 좋네요. 앞으로 더 나은 세상을 그 누구도 아닌 시민들의 힘으로 만들어봐요. 같이 다 같이”(박**) 등 공감 어린 반응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왔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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