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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샤샤 '티티'열풍에 설레고, '노랭이' 추억에 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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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샤샤 '티티'열풍에 설레고, '노랭이' 추억에 젖고

입력
2016.12.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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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샤샤샤’ 열풍은 앙증맞은 ‘티티’ 인기로 이어졌다.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무장한 보이그룹들에게 국내 시장은 좁기만 했다. 왕년의 오빠, 언니들이 십 여 년 세월을 가로질러 팬들의 추억을 소환하기도 했다. 나라 곳곳이 그러했듯 2016년은 국내 아이돌 그룹에게도 다사다난한 해였다. 팬들의 사랑을 발판 삼아 올 한해도 ‘열일’한 아이돌 그룹의 한 해를 5개 키워드로 돌아봤다.

세대교체

걸그룹 트와이스(사진 위)와 여자친구. SBS 제공
걸그룹 트와이스(사진 위)와 여자친구. SBS 제공

걸그룹 트와이스와 여자친구를 빼놓고 올해 가요계를 논할 수는 없다. 2000년대 후반 걸그룹 양대산맥으로 활동하던 소녀시대와 원더걸스의 공백을 이보다 완벽히 메울 수 있을까 싶다. 이쯤 되면 걸그룹의 완벽한 세대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샤샤샤와 티티 열풍으로 대변되는 트와이스의 인기는 이 걸그룹이 데뷔한 지 고작 1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범상치 않은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10월 발표한 3집 미니앨범 ‘트와이스코스터: 래인1’은 15만 여장이 팔리며 음반 판매 집계 사이트인 한터차트 집계 이래 걸그룹 앨범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발표한 데뷔곡 ‘우아하게’의 뮤직비디오는 국내 가수 최초로 유튜브 조회수 1억 건을 넘었고 올해 4월 발표한 ‘치얼 업’은 가온차트 스트리밍 1억 건을 돌파했다.

여자친구 역시 데뷔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며 올 한 해를 ‘여자친구 세상’으로 만들었다. 데뷔곡 ‘유리구슬’부터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까지 4연타석 홈런을 쳐낸 여자친구는 올해 단 두 곡(‘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만으로 음악방송에서 29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마마무와 아이오아이(I.O.I), 블랙핑크 등도 올 한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열일’ 걸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올해 초 엠넷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신드롬을 바탕으로 탄생한 아이오아이는 지난달 발표한 ‘너무너무너무’가 사랑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삼각편대

보이그룹 방탄소년단(맨 위부터)과 엑소(EXO), 빅뱅. 각 소속사 제공
보이그룹 방탄소년단(맨 위부터)과 엑소(EXO), 빅뱅. 각 소속사 제공

올해 보이그룹 시장은 다양한 콘셉트의 걸그룹 득세에 다소 움츠린 양상이었다. 하지만 높은 음반판매량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자랑하며 보이그룹 삼각편대를 형성하기에 이른다. 방탄소년단과 엑소(EXO), 빅뱅이 그 주인공들이다.

데뷔 3년 만에 명실상부 ‘기록의 아이돌’로 자리잡은 방탄소년단. 이 그룹은 지난달 10일 발매한 정규 2집 ‘윙스’로 미국 팝 차트 ‘빌보드 200’에 한국 가수로는 최고 기록인 26위에 올라 대중을 놀라게 했다. 최근엔 빌보드 ‘소셜 50’ 차트 3주 연속 1위, ‘월드 앨범’ 차트 6위, ‘아티스트 100’ 차트 25위 등을 기록하며 공식 활동 마감 뒤에도 열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해외 공연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눈에 띈다. 방탄소년단은 내년 3월부터 미국 브라질 칠레 등 북남미 4개 도시에서4 7회에 걸쳐 열리는 ‘2017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3 윙스 투어’의 티켓(9만5,000장)을 모두 매진시키는 힘을 보여줬다.

엑소(EXO)와 빅뱅에게도 국내시장은 좁기만 했다. 엑소는 지난 6월 발표한 정규 3집 타이틀곡 ‘몬스터’가 최근 미국 음악전문 케이블 퓨즈티비가 선정한 ‘2016 베스트송 20’에 아시아 가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월부터 일본 6개 주요 도시에서 개최한 세 번째 콘서트 투어에선 총 3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일본 현지의 인기를 증명해냈다.

빅뱅 역시 일찌감치 해외시장에서의 저력을 뽐내왔다. 지난 13일 발표한 최근 앨범 역시 중국 최대 음원사이트 QQ뮤직에서 디지털 앨범 100만 장을 돌파하는가 하면 지난 16일(현지시간) ‘에라 모르겠다’는 미국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이주의 주목할 노래’로 선정되기도 했다.

1세대

1세대 아이돌 젝스키스(사진 위)와 S.E.S. 각 소속사 제공
1세대 아이돌 젝스키스(사진 위)와 S.E.S. 각 소속사 제공

1990년대 말 가요계를 호령했던 1세대 아이돌의 잇따른 컴백 소식이 들려온 한 해였다. H.O.T와 양대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하며 팬덤 문화의 한 획을 그었던 젝스키스, 남학생은 물론 여학생들에게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걸그룹 S.E.S가 그 주인공이다.

젝스키스는 2000년 돌연 해체를 선언한 지 16년 만에 고지용을 제외한 5인 체제로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4월 MBC ‘무한도전-토토가2’에 출연하며 재결성 가능성을 점쳤던 젝스키스는 지난 9월 16년 만의 단독콘서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10월 오랜 시간 기다려온 팬들에게 전하는 신곡 ‘세 단어’ 발표에 이어 지난 6일 ‘커플’ ‘기사도’ ‘연정’ 등 젝스키스의 히트곡이 새롭게 편곡된 ‘2016 리 앨범’을 발매하며 ‘노랭이들’의 추억을 소환하기도 했다.

원조 걸그룹 S.E.S도 14년 만에 하나로 뭉쳐 팬들을 기쁘게 했다. 각각 뮤지컬과 드라마에서 얼굴을 비추던 바다, 유진과 평범한 가정주부의 삶을 살던 슈는 데뷔 20주년을 맞는 내년 2일 프로젝트 앨범을 공개하고 그에 앞선 이달 30, 31일엔 단독 콘서트도 갖는다.

두 팀의 컴백과 함께 눈길이 쏠렸던 H.O.T의 재결성은 여전히 물음표다. 지난달 새 앨범을 발매한 문희준은 "재결합을 원하는 팬들의 마음을 알고 있음에도 논의만 이어져와 마음이 무겁다"고 밝히며 아쉬움을 전했다.

7년 차

7년차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해체를 선언한 투애니원(사진 위)과 레인보우. KBS 제공
7년차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해체를 선언한 투애니원(사진 위)과 레인보우. KBS 제공

7년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해체한 그룹이 유독 많았던 한 해였다. 이를 가리키는 7년 차 징크스란 말이 가요계를 흔들기도 했다.

2009년부터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걸그룹으로 활약해온 투애니원을 비롯해 다수의 히트곡으로 사랑 받아온 포미닛, 섹시 걸그룹으로 활동해 온 레인보우가 팀 공식해체를 발표했고 미쓰에이(지아), 비스트(장현성), 시크릿(한선화)은 주요 멤버 이탈로 팀 존속이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7년 차 징크스는 주로 아이돌 그룹과 기획사와의 계약이 보통 7년으로 이뤄지는 탓에 재계약 시기 해체 수순을 밟거나 와 멤버 이탈을 겪으면서 발생한다. 장기간 활동하며 멤버들의 개별 활동이 잦아지고 이에 멤버 별 주목도와 비중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도 7년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재계약을 포기한 채 기존 멤버들끼리 독자행보에 나선 그룹도 있다. 최근 비스트는 지난 9월 기존 소속사 큐스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 만료 이후 직접 새 기획사(어라운드 어스)를 세우고 홀로서기에 나서기로 해 팀 해체에 대한 팬들의 불안을 잠재웠다.

연기돌

올해 연기돌로 호평 받은 애프터스쿨 나나(맨 위부터)와 걸스데이 민아, 샤이니 온유. 방송화면 캡처
올해 연기돌로 호평 받은 애프터스쿨 나나(맨 위부터)와 걸스데이 민아, 샤이니 온유. 방송화면 캡처

연기자 변신에 나선 아이돌 멤버를 보는 시선은 대부분 곱지 않다. 일천한 연기 경력에도 아이돌 유명세를 이용해 극의 주요 배역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 나나가 지난 7월 방송된 tvN ‘굿와이프’에서 조연인 법률사무소 조사원 김단 역을 꿰찼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그가 그토록 능숙한 연기를 선보일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되자 극중 변호사 역을 맡은 전도연의 기에 눌리지 않고 사건 해결의 열쇠를 찾아내는 강단과 여유로움을 지닌 김단을 훌륭히 해내 시청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5월 SBS ‘미녀 공심이’에서 주인공 공심이 역을 맡은 걸스데이의 멤버 민아 역시 마찬가지다. 예쁜 모습만 보여도 모자란 걸그룹 멤버임에도 못생긴데다 원형탈모로 가발까지 쓰는 취업준비생 공심 역을 그 누구보다 잘 해내 방송 내내 호평이 쏟아졌다. 주말드라마 여주인공이란 막중한 임무에도 “쉬운 연기 하나 없지만 오늘만 열심히 살자는 생각으로 버틴다”는 민아의 뚝심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 한해 최고의 화제작 KBS2 ‘태양의 후예’에서 첫 정극 연기에 도전한 샤이니 온유는 흉부외과 레지던트 이치훈 역으로 ‘연기돌’ 신고식을 치렀다. 드라마 초반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으나 극이 전개될수록 생기발랄한 1년 차 의사이면서도 의료인의 사명감으로 고뇌하는 인물의 양면성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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