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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복서 홉킨스, “진정한 전사로 기억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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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복서 홉킨스, “진정한 전사로 기억 됐으면”

입력
2016.12.1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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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나드 홉킨스(오른쪽)가 18일 고별전에서 스미스 주니어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 USA 투데이
버나드 홉킨스(오른쪽)가 18일 고별전에서 스미스 주니어에게 펀치를 날리고 있다. USA 투데이

살아있는 복싱 전설 버나드 홉킨스(51ㆍ미국)가 고별전을 마지막으로 링 위를 떠났다.

홉킨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더 포럼에서 은퇴 경기를 치르고 28년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백인 파워 복서 조 스미스 주니어(27ㆍ미국)를 상대로 선전했지만 8라운드에서 집중타를 맞고 링 밖으로 떨어졌다.

복싱 규정에 따르면 복서가 경기 중 링 밖으로 떨어지면 20초 이내에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홉킨스는 추락 당시 오른 발목을 접질려 서 있기조차 힘들어했다. 그는 20초 안에 다시 링으로 돌아오지 못했고, 결국 TKO 패배가 선언됐다. 은퇴 경기 전까지 통산 55승(32KO) 7패 1무를 기록한 그는 고별전에서 생애 첫 KO 패배를 당했다.

필라델피아 뒷골목 불량배로 10대 시절부터 교도소를 들락거리던 홉킨스는 복싱으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17세의 나이에 강도 혐의로 18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하던 중 본격적으로 복싱을 시작했다. 1988년 감형으로 풀려난 후 프로에 입문한 홉킨스는 미들급과 라이트헤비급에서 천하 통일을 이뤄냈다.

1993년 3월부터 2005년 7월까지는 오스카 델라 호야, 펠릭스 트리니다드, 키스 홈스 등을 차례로 제압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미들급에서 역대 최다인 20차 방어에 성공했고, 2014년 4월에는 만 49세 3개월의 나이에 WBA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획득하며 역대 최고령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2014년 11월 ‘러시아의 핵주먹’ 세르게이 코발레프에게 0-3 판정패를 당한 이후 2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다시 링에 오른 홉킨스는 7라운드까지 선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8라운드에서 코너에 몰린 채 스미스에게 연이어 펀치를 허용했고, 결국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링 밖으로 떨어졌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6,513명의 관중은 충격에 잠겼다. 스미스는 승리의 감격에 젖어 환호성을 질렀지만 관중은 스미스 대신 패한 홉킨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홉킨스는 경기 후 “인생에서는 종착역에 다다르는 순간이 있다. 나는 기쁘게 은퇴할 것”이라며 “팬들은 내가 진정한 전사였고, 가장 터프하고 악독한 선수들만 골라서 싸워왔다는 사실을 알아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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