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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원산지 문제 강제 합병 묵인과도 연계… 국제사회서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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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원산지 문제 강제 합병 묵인과도 연계… 국제사회서 뜨거운 감자

입력
2016.12.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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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서안 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생산된 와인들이 1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상점에 전시돼있다. 예루살렘=EPA
이스라엘 서안 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생산된 와인들이 1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한 상점에 전시돼있다. 예루살렘=EPA

이스라엘이 서안 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화장품과 고급 와인 등으로 연간 수출액(500억달러)의 약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서안 지구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원산지 규정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팔레스타인으로부터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골란고원 등을 강제 합병한 후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했다.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원산지를 ‘이스라엘’이 아닌 ‘정착촌(settlement)’으로 표기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원산지를 이스라엘로 표기할 경우 이스라엘의 불법적 강제 합병을 묵인해주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EU 회원국인 스위스와 덴마크 등은 최근 이스라엘 서안지구에서 생산되는 과일과 채소 등에 ‘made in settlement’라는 표지를 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올해 1월 이스라엘 점령지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원산지 표시 지침을 무역업계에 전달했다.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가자 지구나 서안 지구에서 생산된 수출품에는 ‘서안’이나 ‘가자’ ‘가자 지구’ ‘서안/가자’ 등의 원산지를 표시하되 ‘이스라엘’이라는 명칭은 표시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14년에 ‘서안 지구에서 생산된 제품이 점령지 제품임을 알 수 있게 하라’는 내용을 관보에 게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EU와 원산지 상표 분쟁을 진행하고 있는 등 국제사회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유대인 정착촌 제품의 원산지를 이스라엘로 표기할 수 없게 되면서 연간 약 5,000만달러의 손해를 입고 있는 것은 물론 해당 지역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의 일자리만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원산지 표기는 제품을 생산ㆍ관리ㆍ감독하는 주체가 누구냐는 점이 중요하다”며 “모로코가 영토분쟁 지역인 서사하라 지역에서 생산, 수출하는 토마토에 대해서는 원산지를 모로코로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보면 이스라엘에 대한 EU조치는 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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