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지난달 미주서안과 부산항 물동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글로벌 해운공룡’ 머스크와 MSC의 미주서안 물동량도 동시에 수직상승, 한진해운의 빈 자리를 현대상선이 온전히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부산항 수출입환적 물동량이 주 평균 11만3,269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동월(8만9,847TEU)보다 2만3,422TEU(26%) 늘었다고 18일 밝혔다.
한진해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8월 현대상선의 부산항 주 평균 (8만7,946TEU)과 비교하면 지난달 물동량은 2만7,276TEU(31%)나 증가했다.
부산항 환적화물이 늘어나며 한진해운의 주력 노선이었던 미주서안에서도 현대상선 물동량은 지난해 11월 대비 61% 급증했다.
미국 해운전문지 JOC의 자회사 ‘피어스(PIERS) 데이터’에 따르면 현대상선의 지난달 미주서안 주 평균 물동량은 1만4,769TEU로, 전년 동월(9,183TEU)과 비교해 5,586TEU 늘었다.
미주서안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11월 4.9%에서 2.4%포인트 증가한 7.3%로 높아졌고, 업계 순위는 11위에서 5위로 6계단 상승했다.
지난달 미주동안을 포함한 현대상선의 미주노선 전체 시장점유율은 6.2%로, 전년(4.7%) 대비 1.5%포인트 증가했다. 주 평균 물동량은 1만3,267TEU에서 1만9,237TEU로 45% 늘었다.
이는 한진해운 사태 이후 투입한 미주서안 대체 선박을 지난 10월 정기 서비스(상하이~부산~LA)로 전환한 게 주 요인이다. 현대상선 측은 “한진해운 물동량을 흡수한데다 많은 화주들이 현대상선에 다시 강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지난달 세계 1위 선사 머스크의 미주서안 주 평균 물동량은 1만4,637TEU로, 전년 대비 18.9% 상승했다. 세계 2위 MSC는 50.6% 늘어난 1만6,018TEU로, 현대상선에 버금가는 증가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 회원사인 머스크와 MSC에 미주서안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노선이었지만 한진해운 기존 물동량의 절반 이상을 두 선사가 차지한 셈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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