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극우매체인 브레이트바트가 유럽을 파고들고 있다. 내년 선거를 앞둔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극우 민족주의가 부상하자 그 기회를 틈타 유럽으로 영향력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브레이트바트가 프랑스 파리와 독일 베를린, 이집트 카이로에 지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백악관 초대 수석 고문 및 전략가에 브레이트바트 대표인 스티브 배넌을 임명했다. 이에 따라 브레이트바트는 트럼프를 지지했던 보수언론인 폭스뉴스와 비견되는 미국의 유력언론으로 부상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브레이트바트는 미 대선 기간 여성혐오와 인종차별, 외국인 배척 등 철저한 극우적 가치를 내세우며 트럼프의 승리를 이끌었다.
브레이트바트는 유럽에도 극우민족주의 바람이 불고 있는 만큼 자사 영향력을 확대할 토양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실제 이달 8일 영국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따르면 유럽 12개국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주변에 외국인이 너무 많아져 더는 내 나라로 느껴지지 않는다’라는 생각에 동의한 응답자는 무려 32.6%에 달했다. 로이터통신은 “브레이트바트는 이민자, 흑인 등에 대한 공격적 기사를 바탕으로 유럽 독자들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며 “브레이트바트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우파 정치인 당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BMW와 정보통신기업 도이체텔레콤, 유통그룹 레베 등 주요 유럽 기업들은 브레이트바트에 광고 중단 의사를 밝히며 거부감을 표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차별적 뉴스를 쏟아내는 브레이트바트의 입장은 자사 가치에 맞지 않는다”며 사실상 브레이트바트의 유럽 진출을 보이콧했다. NYT는 “트위터 등에서는 브레이트바트에 광고를 주는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있다”며 “브레이트바트에 대한 유럽 기업들의 광고 중단 결정이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