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친 이스라엘 강경파로 꼽히는 데이비드 프리드먼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로 지명하면서 중동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파산전문 변호사이자 대선기간 그의 이스라엘 정책 자문을 맡아온 프리드먼의 이스라엘대사 지명 사실을 알렸다. 인선 배경에 대해서는 “프리드먼은 양국의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나갈 인물”이라며 “그의 탄탄한 이스라엘 인맥은 외교 임무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드먼도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두 나라의 유대를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해 지치지 않고 일하겠다”면서 “이스라엘의 항구적 수도인 예루살렘에서 대사직을 수행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는 현재 텔아비브에 위치한 주이스라엘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시사한 것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선임고문인 켈리엔 콘웨이 역시 최근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은 현 정부의 ‘두 국가 해법’을 폐기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중재역을 자처하면서 양국의 평화로운 공존을 지지해왔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지 않은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였다. 하지만 프리드먼은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이스라엘의 ‘한 국가 해법’을 주장하는 인물로, 이에 반대하는 유대계 미국인들을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도운 유대인에 비유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프리드먼 지명 소식에 미국 내 진보 성향 유대인들은 즉각 반발했다. 두 국가 해법을 강력 지지하는 유대인 단체 ‘J 스트리트’의 제러미 벤 아미 대표는 “외교 경험이 전무하고, 이스라엘 정착촌 확대를 지지하는 프리드먼의 대사 임명은 미국의 국제적 명성과 신뢰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신중하지 못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과거 이스라엘 측 협상가로 활동했던 국제외교전문가 다니엘 레비 또한 “이런 강경파 인사는 오히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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