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노점상은 아니다"
상가 남서쪽 통로 주변서 시작
전기합선 여부 등은 알 수 없어
상인들 수사결과에 반발 조짐
지난달 30일 발생한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화재 원인은 미궁으로 빠지게 됐다. 발화지점이 노점상은 아니며, 4지구 상가 남서쪽 통로 주변에서 시작한 것은 확인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발화했는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밝혀내는데 실패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서문시장 화재 사건 감정서를 통보 받았으나 구체적인 발화지점과 원인 규명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국과수 감정결과 등에 따르면 강한 열기로 발화지점이 완전 타버려 특정 지점을 적시하기 어려웠다. 불탄 형상과 폐쇄회로TV(CCTV)영상, 전기적 특이점 위치 등으로 보아 4지구 남서쪽 점포 사이 통로 안쪽에 설치된 셔터와 바깥쪽 유리문 사이에서 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발화 원인도 단정하기 어렵게 됐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전기합선을 일으켰을 가능성은 있으나 남아 있는 현장에 대한 조사만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했다.
상당수 상인들이 발화지점으로 주장하는 노점상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CCTV영상에 처음 불꽃이 피어 오를 때 노점상에는 불꽃이 보이지 않은 점 ▦노점상에서 사용하는 액화석유가스(LPG)통이 가스누출로 인한 폭발이나 집중적인 화재 흔적이 식별되지 않은 점 ▦화염이 4지구 건물 쪽에서 노점 쪽으로 번지다가 멈춘 현상이 뚜렷한 점 등을 들었다.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스프링클러의 여러 기계장치와 지하저수조 등을 확인한 결과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국과수 감정서를 정밀 분석해 향후 수사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화재 초기부터 노점상에 의혹을 눈길을 보낸 서문시장 4지구 비상대책위원회는 내부 논의를 거쳐 16일부터 대구 중부경찰서와 중부소방서 대신119안전센터, 대구시청, 중구청 앞 등에서 집회를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오전 2시8분쯤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4지구 상가에서 불이나 679개 점포가 모두 불에 타 최대 1,000억 원(상인 주장)의 재산피해가 났다. 하지만 개별보험 가입 상인은 전체 피해상인의 30% 가량으로, 그나마 최대 보상한도가 5,0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져 보상대책이 막막한 상태다.
대구시는 전국재해구호협회 등과 서문시장 화재피해 지원 성금 모금에 들어가 15일 현재까지 대구신세계백화점 5억 원, 대구은행 3억 원 등 모두 35억 원이 접수됐다. 또 피해상인 비상대책위와 협의해 서문시장 인근 빈 쇼핑몰인 베네시움을 대체상가로 정하고 이전 작업을 추진 중이다.
대구=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