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82개군 중 최다인구 전망
첨단복합 테크노폴리스 등 조성
대규모 아파트 단지ㆍ도시철도 연결
대구의 신 성장엔진으로 떠올라
통계청은 100년 후 우리나라 인구가 2,582만명이라고 최근 예측했다. 지난달 현재 5,169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정확히 반토막나는 것이다.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마다 바닥을 치고 있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온갖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구호만 무성할 뿐이다.
인구절벽 시대, 인구통계를 보기 무섭다는 지자체들이 대부분이지만 대구 달성군은 예외다. ‘14일 오후 6시 현재 인구 22만2,314명’, 달성군 인터넷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하루 단위로 인구수를 업그레이드, 대문짝만큼 크게 알리고 있다. 달성 인구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17일 달성군 총인구는 이 지자체가 생긴 이래 가장 많은 22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월22일 20만명, 넉 달 후인 6월30일 21만명, 또 다시 넉 달을 갓 넘은 이날 22만명을 넘었다. 올 들어서만 2만여 명이 증가했다. 대구 면적의 48.3%(426.67㎢)인 달성군이 이제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전국 82개군 중 최다 인구를 자랑하는 울산 울주군(지난달 말 현재 22만7,644명)을 따라 잡는 것은 시간 문제다. 늦어도 내년 초면 1, 2등이 바뀌게 된다. 여기다 올 초부터 2018년까지 준공됐거나 예정인 달성지역 아파트 48곳, 4만여 세대의 입주가 끝나면 군 단위 최초로 30만 시대를 바라보게 된다.
달성 인구는 1950년 6ㆍ25 한국전쟁 때 낙동강 방어선 아래로 남하한 피난민 유입으로 21만8,827명을 기록한 것이 최고였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행정구역도 개편되면서 1958년에는 인구도 7만9,844명으로 줄어들었다. 그 후에도 수성면이 대구 수성구로, 성서면은 대구 달서구로 편입되는 등 행정구역 개편이 지속되면서 현재 화원읍과 다사읍, 옥포면과 현풍면 등 3개읍 6개면만 남았다.
하지만 사정은 크게 달라졌다. 6ㆍ25 당시 의도치 않은 인구유입과는 달리 자발적인 인구유입으로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사읍은 지난 7월 인구 7만명을 넘어섰고 유가면도 지난달 2만명 고개를 넘었다. 통계에 따르면 달성군 인구는 1988∼2014년 연평균 2.4% 증가했고, 지난해부터는 하루 평균 26명이 늘고 있다.
대구 총인구가 2003년 254만4,811명을 정점으로 올 10월 현재 251만2,110명으로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달성구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지난 9월 대구도시철도 1호선 화원 연장구간 개통과 옥포 보금자리주택단지, 테크노폴리스 내 신도시 조성, 다사읍 신도시 개발에 따른 대규모 아파트단지 조성 덕분이다.
지난달 옥포면 대성베르힐 4단지 1,067세대 입주를 시작으로 다사읍 서재2차 동화아이위시 933세대, 현풍면 테크노 일동미라즈 870세대, 구지면 과학마을 청아람 895세대 입주 행렬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인구유입은 테크노폴리스와 대구국가과학산업단지 조성 등 달성군에 집중되고 있는 대구의 미래산업 개발 붐이 밑거름이다.
2018년까지 달성군 현풍면과 유가면 725만8,000㎡ 부지에 들어서는 대구테크노폴리스는 주거와 산업, 연구단지가 어우러진 첨단복합 신도시다. 총 4단계 사업 중 3단계가 이달말 완료되는 테크노폴리스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과 대구국립과학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8개 연구ㆍ교육기관이 입주했다. 또 홍콩 하이컨코리아, 미국 KT&C 등 8개 외국기업이 1억8,700만달러를 투자키로 했고, 현대IHL㈜, 상신브레이크㈜, SMEC 등 국내기업 89곳도 입주했거나 예정이다.
이곳에는 앞으로 45만5,000㎡의 연구시설이 조성되고, 분양을 유보한 24만8,000㎡ 부지에는 외국기업을 더 유치할 계획이다.
정주인구 5만명 목표의 대구테크노폴리스는 국내 첫 분산형 청정에너지 자족도시로도 건설된다. 연료전지 발전 60㎿, 태양광 발전 10㎿ 등 100㎿의 전력을 자급하게 되는 것이다.
2020년 준공 목표로 달성군 구지면 855만㎡에 들어서는 대구국가산업단지에는 차세대 전자ㆍ통신, 첨단기계, 미래형 자동차, 국가 물산업클러스터 등이 추진 중이다. 이달말 조성이 끝나는 592만㎡의 1단계 부지에는 내년부터 148개사가 착공하게 된다.
이곳 64만5,000㎡에 조성 중인 물산업크러스터에는 물산업 기술 및 창업지원을 하는 진흥시설과 연구실험 위주의 실증화단지, 물 관련 기업이 입주하는 집적화단지가 들어선다. 롯데케미칼이 맴브레인(여과막) 제조공장을 짓고, 입주예정기업인 ㈜엔바이오컨스가 중국 장쑤성 장쑤필립환보공정유한회사와 1억위안(17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등 100조원대 중국 물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가산단에는 신재생 및 하이브리드 에너지 시스템을 융복합한 블록형 마이크로 그리드(Micro Grid)가 구축된다. 마이크로 그리드는 소규모 지역에서 전기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전력체계로 산업단지 최초의 에너지 자립모델이기도 하다.
대구시는 2030년 미래형 자동차와 의료산업, 청정에너지 등 신성장동력을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계하는 스마트시티를 조성키로 하고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단 등 신흥개발지역을 시범단지로 검토하고 있다.
달성군 관계자는 “지난 9월에는 대구도시철도 1호선이 달성군 화원읍 설화리까지 화원, 설화명곡 등 2개 정거장에 2.62㎞ 연장되면서 달성의 교통여건이 대폭 개선되고 있다”며 “이에 힘입어 달성 인구는 내년말 26만명을 넘어 2019년 말에는 3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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