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개발 중인 세종시 신도심(행복도시) 공사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15일 세종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59분쯤 다정동(2-1생활권) M2 블록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공사현장에서 베트남 국적의 근로자 A(32)씨가 18층 높이에서 추락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A씨는 당시 대형 거푸집 인양 작업을 하다 떨어져 변을 당했다.
지난달 10일 오전 10시 30분쯤에는 같은 공사 현장인 다정동 L2블록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6층에선 추락 방지 안전망 제거작업을 하던 B(59)씨가 1층으로 추락했다. 머리 등을 크게 다친 B씨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 이날 오전 8시 33분쯤에는 새롬동 M2블록 아파트 공사현장 12층에서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 중이던 C(58)씨가 2층 테라스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최근 두 달 사이 3건, 이 가운데 같은 현장에서 2건의 추락사고가 난 것이다.
또 지난 4월 28일에는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바로 앞 인사혁신처 입주 건물 4층에서 외벽 대리석 실리콘 작업을 하던 D(40)씨가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행복도시에선 지난해에도 베트남 국적의 E(37)씨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는 등 공사장 추락사고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추락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현장의 안전불감증 탓이다. 세종경찰서는 지난 14일 발생한 베트남 근로자 추락사망사고가 현장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고 시행사와 시공사의 안전관리자를 입건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반복되는 사고에 공사현장 근로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3생활권 한 현장 근로자는 “날씨가 추워져 일손은 더뎌지는데 공사기간을 맞춰야 한다며 관리자들은 속도를 내라고 독촉해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관리관청인 행복청은 마땅한 방지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행복청 관계자는 “행복도시 공사현장은 규모 있는 곳만 140여 개, 작은 현장까지 합하면 250여 개에 달한다. 인력이 부족해 현장을 자세하게 확인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안전교육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추락사고가 계속 발생해 답답하다”며 “현재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진 못했다. 경찰 수사 등을 통해 이번 사고의 원인이 나오면 방향을 잡아 대책을 마련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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