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감정평가액을 부풀려 수백억원을 불법 대출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전직 은행원 A(47)씨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2008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인천 계양구의 한 은행에서 56차례에 걸쳐 모두 532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기 남양주시와 김포시의 땅 9,900㎡를 여러 개로 분할한 뒤 감정평가액을 공시지가보다 높게 조작해 은행을 속인 뒤 과다하게 대출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직 은행원과 감정평가사, 법무사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건축업자를 끌어들여 빌라 등을 건설, 대출금을 갚으려 했으나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자 대출금을 갚지 못했다.
A씨 등 전직 은행원들은 은행에서 대출 등 업무를 하면서 범행에 가담하거나 눈감아 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은행 내부 감사에서 이 같은 정황이 적발돼 지난 5월 해임됐으며 범행에 가담한 나머지 은행원 4명도 해임되거나 중징계를 받았다.
해당 은행은 A씨 등이 평가액을 조작한 토지를 모두 팔아도 대출금을 모두 회수하지 못해 140억~150억원의 피해를 봐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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